취약한 국내 출판시장의 체질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독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입시를 위한 억지 교육이 아니라 함께 책을 읽고 현실에 접목해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통해 어린이·청소년들은 독서가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책의 효용’을 깨달으면서 독서 시장을 튼튼하게 받쳐주는 양질의 소비자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전국의 수만 개 도서관에서 양질의 책을 구입해주고, 이것이 독서 교육과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1월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 계획에는 독서문화 진흥정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독서진흥위원회 설치, 전국 단위의 독서협력 네트워크 형성 등의 인프라 구축과 함께 책 읽는 문화 정착을 위한 독서진흥지수 도입, 독서동아리 활성화, 독서경영 우수 직장 인증제, 생애주기별 맞춤형 독서문화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담겨 있다. 성패는 얼마나 강력하게 지속적으로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군(群)이 부족한 것도 양서의 수와 독서인구가 적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학 교수들은 저서가 아닌 논문으로만 평가받기 때문에 책을 쓰는 데 소극적이다. 대중적인 저자들도 책보다는 경제적 보상이 나은 강연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 출판사 대표는 “정가 1만원짜리 책의 인세를 10% 줄 경우 1000부를 팔아도 인세가 100만원에 불과한 현실이 저자들을 책 쓰기보다는 강연으로 빠지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