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어려울 때 할 얘기 다 할 것"

염수정 추기경은 "한국을 사랑하는 교황이 한국에 꼭 오실 것을 희망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염 추기경은 24일(현지시간) 오후 이탈리아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추기경 서임식 날 교황께서 추기경 반지 등을 주고 포옹을 하며 갑자기 큰 목소리로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염 추기경은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아시아를 빼고 다른 대륙은 다 갔는데 이번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과 아시아를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오시면 큰 희망과 기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한국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격식을 다 없애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른 때에는 했던 알현식과 추기경 공동 점심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교황의 방한 요청은 지난해 주교단이 8월이 아니라 태풍이 지나간 다음 10월 마지막 토요일에 왔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그러나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고, 외교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세상 일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기경이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염 추기경은 "애초 임명이 발표됐을 때 나를 제외하고 모두 기뻐했지만 나는 과연 일을 잘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면서 "점차 소중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교황을 도우면서 신도들과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발을 하는 곳의 표시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된 것은 동맥과 정맥을 표시한다고 하는데 추기경의 붉은 옷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부족하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실 것으로 믿고 추기경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어른으로서 역할이 필요할 때 나설 계획이냐는 질문에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만의 장점만을 본떠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한국 사회가 어려울 때 할 얘기는 다하겠지만 말을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정의사제구현단 활동에 대해 염 추기경은 "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은 역동성이 많다"면서 "그분들도 사제로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염 추기경은 26일 이탈리아 로마를 출발해 한국시간 27일 오후 5시25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바티칸시티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