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등 새 추기경 19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가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공동 집전한 미사에서 새 추기경들은 전날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진홍색 복장을 했던 것과 달리 흰색 제의와 주교관(主敎冠)을 쓰고 성당에 입장했다.

새 추기경들은 그러나 주교관 안에 전날 서임 예식에서 받은 진홍색 주케토(성직자들이 쓰는 원형의 작은 모자)를 쓰고, 추기경 반지도 착용했다.

존엄성의 상징인 추기경 반지는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교황)와 갖는 특별한 친교를 의미하고 교황과의 일치, 교황청과의 유대를 상징한다.

추기경들은 또 진홍색 수단과 장백의(長白衣) 위에 흰색 제의(祭衣)를 차려입어 성 베드로 성당은 순교와 순백의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성 베드로 성당은 각국의 성직자, 외교 사절, 신도들로 가득찼고, 성 베드로 광장 안팎에도 수백 명의 한국 순례객을 비롯해 각국에서 몰려든 신도와 로마시민, 관광객 등 수천 명이 운집했다.

염 추기경은 축하 미사에 이어 예수회 총원장 아돌포 니컬러스 신부 초청으로 로마 예수회 총본원에서 오찬을 했다.

염 추기경의 은사인 니컬러스 신부는 지난 1월 15일 명동 염 추기경의 집무실을 방문해 추기경 서임을 축하한 바 있다.

염 추기경은 오후 5시에는 교황청립 한국신학원에서 로마 한인들과 함께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한인 신자들이 마련한 축하공연과 만찬에 참석한다.

한편 염 추기경은 22일 열린 추기경 서임식을 마친 뒤 "프란치스코 교황과 포옹할 때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인들도 교황을 사랑하며 그런 마음으로 추기경으로서 교황을 도와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염 추기경은 또 21일에는 교황청 내 바오로 6세홀에서 열린 추기경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전하며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강복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서울대교구는 전했다.

(바티칸시티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