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겨울 사찰 지키는 나무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마이클 케나 ‘사찰의 나무’ (2012년)

눈이 소복이 쌓인 사찰의 지붕 옆으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세상은 안개에 덮여 있고 나무 하나만 살며시 빠져 나온 듯 선명하게 보인다. 강원도 삼척에서 찍은 솔섬 사진으로 유명한 영국 사진가 마이클 케나가 제주도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이 사진은 작가의 ‘동방으로의 여행’전에 걸린 작품이다. 케나의 사진은 동양적이다. 단순하고 깨끗하다. 하지만 이 땅에 오래 살아온 우리가 카메라를 들고 아무리 다녀도 작가처럼 단아한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다. 사진은 작가의 마음을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케나의 눈은 우리보다 더 동양적일지도 모르겠다. (공근혜갤러리)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