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 정부, 외국 카지노 기업 유치 위해 신용등급 기준 낮춰
정부가 외국인 사업자의 국내 카지노 투자 요건을 완화키로 하면서 인천 영종도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단지 설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3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정부는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용등급이 기준(BBB+ 이상)에 미치지 않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감안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리포&시저스가 지난해 신용등급 미달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건립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지노 투자자 규제 완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조감도)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리포&시저스(LOCZ)는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후 신용등급을 ‘조건부 BBB’에서 ‘BBB-’ 등급으로 개선해 문체부에 재심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강종석 기획재정부 서비스경제과장은 신용등급 규제 완화에 대해 “카지노산업에선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투자 등급 아래”라며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이 BBB+ 이상이지만 라스베이거스 샌즈를 포함한 투자자들의 신용등급이 모두 이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지노 산업 특성상 현금 흐름은 좋지만 부채가 많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이미 개발에 들어간 국내 업체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외국계 투자자인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라스베이거스 샌즈, 엠지엠(MGM), 윈(Wynn), 리포&시저스 등 6개사다. 이 중 중국계 인도네시아 개발업체 리포와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합작회사인 리포&시저스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카지노 업계 반발

국내 카지노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재 영업 중인 국내 카지노 업체는 내국인 전용 강원랜드를 비롯해 외국인 전용의 그랜드코리아레저(한국관광공사 자회사), 파라다이스 등 모두 17개. 국내 카지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와 관련해 기존 민원 방식 사전심사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법을 개정, 사전심사 형식을 공모제로 전환키로 한 상태에서 리포&시저스가 사전심사제를 통해 카지노 허가를 취득할 경우 특혜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리포&시저스는 지난해 시저스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이하여서 퇴짜를 맞았지만 이번에는 리포가 시저스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허가를 재신청해 놓은 상태다. 시저스에 재정상 문제가 발생하면 리포가 100% 책임지겠다는 보증이지만 일종의 편법으로 심사를 통과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변정우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복합리조트가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이번 결정은 긍정적”이라며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복합리조트 건설이 요구되고 있고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일부 부정적인 측면이 있더라도 복합리조트 건설은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