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분열·갈등 치유, 사회적 약자 보듬길 기대

천주교 염수정(71) 서울대교구장이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이 됐다는 소식에 13일 시민사회는 일제히 환영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천주교 본연의 역할대로 사회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약자들을 보듬어주길 바라는 이들이 많았다.

회사원 이정민(26·여)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소 발언처럼 염 추기경도 사회적 약자들을 특히 신경 써줬으면 한다"며 "중도보수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이제 추기경으로 선출된 만큼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정도(正道)를 걷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민수(25)씨는 "한국에서 세 번째로 추기경이 나온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여러 일로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새 추기경 탄생을 기점으로 갈등이 조금이나마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용산 참사, 밀양 송전탑 사태 등 사회문제와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천주교 사제나 수도자, 신자들의 참여가 많은 만큼 염 추기경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서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실천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용해 서강대 신학대학원 철학과 교수는 "염 추기경도 자신에게 막중한 사명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교황이 추진 중인 교회 개혁에 기대어 지역 교회의 대표로서 자문하고 보조해야 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이 탄생한 것은 한국 교회의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그만큼 염 추기경이 세계교회를 섬기는 일에도 앞장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반면 새 추기경에게 천주교의 직접적인 정치개입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회사원 이유미(28·여)씨는 "천주교가 영향력이 큰 종교인 만큼 시국미사 등 정치적 입장 표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염 추기경이 평소 '직접 정치개입은 사제 몫이 아니다'고 밝힌 만큼 중심을 잘 잡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천주교가 정치세력화에 휘말리지 않고 사회 어두운 곳을 비추는 본연의 순수한 의도로 돌아갈 수 있게 염 추기경이 힘써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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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이슬기 정빛나 기자 bryoon@yna.co.krwise@yna.co.kr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