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펀드' 대박시대
대박 영화가 속출하면서 10여년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온 영화펀드들이 2년 연속 평균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펀드 대박 시대가 열렸다.

12일 한국벤처투자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81만명을 기록한 코미디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수익률 485%를 기록해 2012~2013년 2년간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관객 수 10만명 이상) 중 1위(12월 말 정산 기준)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화의 총 제작비는 61억원, 순매출(총 수입 중 극장 몫과 배급 수수료 등 비용을 제외한 매출)은 35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296억원 중 40%인 118억4000만원은 제작을 맡은 김민기 화인웍스 대표 등에게 돌아갔고, 60%인 177억6000만원은 투자배급사 뉴의 김우택 대표를 비롯해 4개 창투사가 가져갔다. 김우택 대표 측이 68억6000만원을 회수했고 캐피탈원·이수창투·동문파트너스·CJ창투 등 4개 창투사가 109억원을 투자비율대로 배분받았다. 김우택 대표 측은 26억원을, 4개 창투사는 35억원을 투자해 각각 3배 이상 순이익을 거뒀다.

2위는 수익률 272%를 기록한 판타지 영화 ‘늑대소년’. 총 제작비는 57억원, 순매출은 214억원이다. 3위는 258%의 수익률을 거둔 사극 ‘광해’였다. ‘숨바꼭질’이 237%로 4위에, ‘건축학개론’이 190%로 5위에 올랐다.

2000년 영화펀드가 처음 도입된 이후 11년간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다 2012년 말 현재 운용 중인 21개 펀드가 평균 13%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7번방의 선물’ ‘숨바꼭질’ 등에 투자한 창투사 캐피탈원은 지난해 10개 작품에서 평균 100%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 영화펀드들의 평균 평가 수익률은 오는 5월께 최종 나온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