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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토벤 교향곡 제4번 B플랫장조

힘차게 시작해야 할 새해에 들을 만한 베토벤 교향곡을 하나 골라보자. 먼저 3, 5, 6, 7, 9번은 너무 유명하다. 게다가 9번은 연말에도 들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1, 2번은 베토벤 고유의 스타일이 정립되기 이전의 초기 작품이므로 제외하면 4번과 8번이 남는다. 이 중 아기자기한 8번보다는 제대로 구색을 맞춘 4번이 제격이리라.

이 곡은 B플랫장조지만 1악장 느린 서주는 단조로 시작된다. 그러고는 한동안 여러 조성 사이를 떠도는 듯한 화성으로 진행되다가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뒤에야 정속주행 모드가 된다. 연초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한 해가 잘되기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닮은 것 같다. 2악장은 베를리오즈가 “인간이 아니라 대천사 미카엘이 썼을 것”이라고 격찬한 천상의 음악이고, 4악장에서는 쾌속질주의 묘미와 끝부분에 삽입된 유머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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