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가방도 명품 시대…제임스 본드·탐 크루즈의 은빛 가방 '제로할리버튼'
# 1969년 아폴로 11호가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은색 알루미늄 가방에 달 표면의 돌과 모래를 담아 지구로 운반했다.

# 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서 특수요원 이단 헌트(탐 크루즈 분)는 은색 알루미늄 가방에 담긴 핵 발사장치를 놓고 테러범과 주차장에서 격투를 벌인다. 고층 주차장에서 은색 가방은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지지만 견고한 가방이 보호해 안에 담긴 발사장치는 안전하게 지켜진다.

# 영화 '인셉션'에서 타인의 꿈 속에 접속하는 드림머신은 은색 알루미늄 가방에 담겨 있다.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 일행은 가방에 안전하게 담긴 드림머신을 들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목표 상대에게 생각을 심는 인셉션에 도전한다.

여행용 가방도 명품 시대…제임스 본드·탐 크루즈의 은빛 가방 '제로할리버튼'
최근 국내 여행용 가방 시장에도 명품 바람이 불고 있다.

헐리웃 블럭버스터 영화에 등장하는 은색 알루미늄 가방 '제로할리버튼(ZERO HALLIBURTON)'이 그 중심에 서 있다.

견고함과 내구성을 갖춘 동시에 상 하단에 두 줄이 가로지르는 세련된 디자인까지 더해져 명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베넥스인터내셔널(회장 홍승달)이 독점 수입과 공급을 맡아 신세계 백화점 본점 명품관에서 제로할리버튼매장을 운영 중이다.

제로할리버튼이 실용성과 스타일을 함께 갖추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 사연은 브랜드 설립 당시로 돌아간다. 제로할리버튼은 1938년 최초로 여행 및 비즈니스 가방 소재로 알루미늄을 도입한 브랜드다. 1938년 사업가였던 얼 할리버튼(Erle P. Halliburton)이 트럭 뒤에 싣고 텍사스의 유전지대를 누벼도 견딜 수 있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항공기 기술자들에게 의뢰해 알루미늄 가방을 만들게 된다.

대표 라인인 ZR-Geo 모델은 항공기 재료와 같은 등급인 투톤코일 알루미늄을 440t의 압력과 화씨 1000도의 고온으로 주조해 몸체를 만든다.

이에 제로할리버튼 가방은 내부 물건이 안전하게 지켜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내구성을 인정받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윈도우 XP를 발표할 때 원본 운반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이미지를 차용해 대표제품군인 서류가방과 여행가방은 '007 시리즈', '맨인블랙', '인디펜던스데이' 등 영화와 '로스트' 등 드라마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해 세련된 남성의 가방이란 이미지를 쌓아왔다.
각종 영화 및 드라마에 등장한 제로할리버튼 가방(자료 제공:제로할리버튼)
각종 영화 및 드라마에 등장한 제로할리버튼 가방(자료 제공:제로할리버튼)
또한 제로할리버튼 가방의 제조 과정은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기운 여성 핸드백을 무색하게 한다. 숙련된 장인의 손에서 250회 정도의 공정을 거쳐 완성돼 특유의 정제된 디자인을 자랑하게 되는 것.

본판 외에 부속품 또한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 경첩은 400파운드 이상의 무게에도 견딜 수 있다. 내부재인 네오프린 개스켓은 먼지와 습기로부터 제품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제로할리버튼은 기존 영역에서 한 단계 팔을 뻗어 폴리카보네이트, 나일론 재질의 가방을 제조하는 동시에 여행 가방 분야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색상으로 만든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여행제품인 '제로-에어(Zero-Air)' 라인을 출시했다.

베넥스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하면서 내구성이 높은 동시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고급 가방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독일의 '리모와(Rimowa)' 등이 알루미늄 소재 가방을 판매하고 있지만 제로할리버튼은 독보적인 수준의 내구성과 디자인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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