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방류로 갑자기 통제…퇴근차량 이동 시작 후 예보

15일 저녁 서울시내 주요 자동차 전용도로와 간선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됐으나 예보가 늦어 퇴근길 시민 불편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계속된 폭우로 한강 수위 상승 등은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퇴근길 차량이동이 시작된 뒤에야 고지돼 당국의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날 서울 지역에는 오후부터는 비가 그쳐 도로 침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도로 통제에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8시께 한강홍수통제소를 인용, 오후 9시께 한강수위가 7.2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림픽대로와 노들길 등 자동차전용도로 곳곳이 침수될 것으로 보인다고 안내했다.

이날 한강 수위의 상승은 최근 한강 상류인 강원도와 경기 북동부 지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팔당댐 등 방류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팔당댐은 올해 처음으로 15개 수문을 모두 열어 물을 흘려보냈다.

이날 오후 방류량은 오후 4시50분까지 초당 1만5천여t을 기록했으며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임남댐(금강산댐) 방류를 시작, 서울 시내 구간 한강물은 더욱 불어났다.

한강홍수통제소 측은 "팔당댐은 홍수조절능력이 없기 때문에 남한강과 북한강의 유입량에 따라 방류하는데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유입량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후 11시 현재 올림픽대로 여의상류 IC 토끼굴과 진입로, 여의하류 IC 하부도로, 노들길 노량진 고가∼여의하류 IC 구간의 차량출입을 통제했다.

이미 도로로 차량을 몰고 쏟아져나온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고 자칫 차량 및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서울시내 교통상황은 대부분 도로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등 밤늦게까지 정체가 계속됐다.

특히 교통 통제 소식을 듣지 못한 차량들이 계속 도로로 진입, 대부분 구간에서 차량들이 15∼30㎞로 서행했다.

통제소 관계자는 "한강 수위에 대한 정보를 자치단체와 경찰 등 유관기관에 제공하면 이를 시민에게 전하는 것은 유관기관의 몫"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제소의 정보를 오후 6시 30분께 전달받아 자료를 작성, 오후 7시 30분께 배포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며 "시민에게 불편을 끼친 점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전했다.

당국의 늑장 예보에 퇴근길이 '고생길'이 된 시민들의 불만은 극심했다.

네이버 아이디 'sktr****'는 "북에서 방류까지 한다고 했는데 부채질만 하고 있었나.

미리 예보 좀 하면 고생 안했을 것"이라고"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shri****'는 "상류에 그 정도 비가 왔으면 미리 알려줬어야지. 9시에 예상되는 걸 이제 통보하나"라고 적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