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시장 100조 시대 - (2) K팝과 공연시장

동방신기, 日 티켓매출 1000억…비에이피, 독일 음악차트 석권 
음악산업 매출 4조2000억…문체부 '음악창작소' 조성
올 공연시장 규모 5000억 '난타' 뒤이을 히트작 아쉬워
K팝 그룹 B.A.P가 지난 5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음악채널 MTV 스튜디오에 생방송으로 출연한 모습을 현지 팬들이 도로에서 지켜보고 있다. /TS엔터테인먼트  제공

K팝 그룹 B.A.P가 지난 5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음악채널 MTV 스튜디오에 생방송으로 출연한 모습을 현지 팬들이 도로에서 지켜보고 있다. /TS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3년차 4인조 밴드 씨엔블루가 지난 4일 일본에서 여섯 번째 싱글 앨범 ‘레이디(Lady)’를 예약 판매해 차트를 석권했다. 일본 음반판매 사이트 HMV에 따르면 한국과 아시아의 일간 종합 및 예약 차트 두 부문에서 ‘레이디’가 1위를 차지했다. 오는 31일 발매를 앞둔 이 싱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씨엔블루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해외 수입이 국내보다 많다. 씨엔블루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최영아 홍보팀장은 “댄스를 중심으로 하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리 ‘밴드 아이돌’이란 점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카라·씨엔블루…해외수입 더 많은 스타 속출

씨엔블루는 걸그룹 카라처럼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해 성공한 케이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K팝 가수인 카라는 일본 등 해외 수입이 전체의 60%를 웃돈다. 6인조 B.A.P(비에이피)도 비슷하다. 독일인들이 직접 투표해 집계하는 독일 아시안 차트에서 ‘원 샷’으로 무려 4개월째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 가수로는 최장 기록이다. 지난해 1월 데뷔한 비에이피는 국내보다 홍콩 태국 미국 등에서 음악활동을 먼저 했지만 독일에서는 아직 공연한 적이 없다.

비에이피 소속사인 TS엔터테인먼트의 김영실 팀장은 “독일에서 비에이피의 인기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덕분”이라며 “사랑을 노래하는 여느 K팝 그룹과 달리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들려주는 점이 독일인을 사로잡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빅뱅과 동방신기 등의 해외 수입도 해마다 늘고 있다. 동방신기는 올초 일본 투어에서 26차례 공연해 88만명을 동원했다. 티켓 매출만 1000억원에 달한다. 빅뱅은 월드투어에서 80만명을 모았다.

K팝이 세계로 뻗어가며 해외 수입이 국내를 앞지르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정상급 K팝 스타인 소녀시대 동방신기 빅뱅 2NE1 등은 국내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카라와 씨엔블루, 비에이피 등 후배 가수들은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싸이도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키며 이들 행렬에 합류할 태세다.

지난해 K팝 수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2억3500만달러(약 2600억원)를 기록했다. 음악산업 매출은 10% 늘어난 4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최근 2PM 아시아 투어를 마친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대표는 “올해 K팝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K팝 스타들은 비주얼 시대에 어울리게 빠른 템포의 노래를 화려한 안무를 섞어 보여주면서 팬을 확보했다. 유럽에서는 섹스와 마약이 없는 건강한 음악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K팝은 한계도 노출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댄스뮤직에만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홍콩 영화처럼 한때 풍미하다 사라질 수 있다”며 “다양한 음악과 가수를 키워 세계 시장에 내보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디음악 창작을 지원하는 ‘음악창작소’를 조성해 인디 뮤지션 발굴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음악콘텐츠 시장인 서울국제뮤직페어를 아시아의 허브로 키우고 2016년까지 1만5000석 규모의 K팝 전용 공연장을 경기 고양시에 건설하기로 했다. 해외 팬을 한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K팝과 반대로 뮤지컬 클래식 연극 콘서트 등을 아우르는 공연시장은 외국의 대작 뮤지컬이나 해외 아티스트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 히트작은 유료 점유율 96%를 기록한 뮤지컬 ‘위키드’ 내한 공연이었고 올 들어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등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뮤지컬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른다. 콘서트와 연극, 클래식 시장(2000억원)을 합치면 공연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뮤지컬은 2010년 1880편, 2011년 2014편, 2012년 2495편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 클래식과 콘서트 연극 무용 등을 합친 지난해 공연 편수는 2011년보다 15% 증가한 9723편으로 집계됐다. 시장 규모에 비해 편수가 너무 많다. 사상 최대 히트 창작물인 ‘난타’를 이을 만한 후계작이 아직 나오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콘서트 시장에서도 최대 히트작은 레이디 가가였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제작한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기초체력이 없는 상황에서 작품 수가 너무 많아 과당 경쟁을 하고 있다”며 “편수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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