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연극에도 중장년 스타들 귀환
무용계에선 고희를 넘긴 무용수가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는 현대무용가 홍신자 씨가 주인공. 몸을 쓰는 일이라 은퇴시기가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이른 무용계에서 73세의 무용수가 현역으로 무대에 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아리아드네의 실&네 개의 벽’을 공연하는 홍씨는 “원하고 노력하면 나이가 아니라 그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다”며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출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를 좋아하는 팬층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홍씨의 책 《나도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를 보고 감명받은 젊은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2001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팬카페를 개설했고 현재 회원 수 1100명을 넘겼다. 홍씨가 공연할 때면 팬클럽 회원들이 모여 자원봉사와 응원을 도맡는다.

연극계는 원로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분야다.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손숙 씨(69)는 지난 2월부터 연극 ‘어머니’ ‘나의 황홀한 실종기’에서 주역을 맡았다. 다음달 5일부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자신의 삶을 모티브로 한 연극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를 공연한다. 50년간 150편 넘는 연극에 출연하며 연극사의 산증인이 된 손씨의 작품 목록은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이다.

1963년 연극 ‘생쥐와 인간’으로 데뷔해 연기 인생 50년을 맞는 이호재 씨(72)도 왕성하게 무대를 누비고 있다. 지난 2월 연극 ‘에이미’로 무대에 선 이후 지난달에는 ‘채권자들’에서 관록이 넘치는 연기를 펼쳐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선덕여왕’ 등에 출연한 연극배우 오영수 씨(69)는 오는 19일 신작 ‘배웅’으로 무대에 서고, 올해 환갑인 배우 명계남 씨는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로 3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복귀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