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3D페어] "3D는 감성 이끌어 내는 예술적 도구"
“‘라이프 오브 파이’가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3D 기술을 단순한 시각적 효과가 아닌 스토리텔링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인 데이비드 워마크(사진)는 21일 서울 코엑스 4층 콘퍼런스룸에서 기자와 만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라이프 오브 파이’를 비롯해 ‘헐크’ ‘지, 아이, 조-전쟁의 서막’ ‘쥬라기공원3’ 등 히트작들을 기획, 제작한 유명 프로듀서다. 워마크는 이날 열린 ‘서울국제3D페어’ 행사 콘퍼런스의 첫번째 연사로 나서 ‘라이프 오브 파이’의 3D 영화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3D와 관련해서는 이안 감독이 하자는 대로 따랐습니다. 이안은 3D를 프레임을 늘리고 확장하는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감성을 이끌어내는 예술적 도구로 인식했고, 이전에 보지 못한 효과를 만들어냈어요. 영화 ‘아바타’에서 3D가 스크린 뒤편의 깊이를 더하는 데 90% 활용됐다면 이안은 스크린 뒤뿐만 스크린 자체와 앞까지 다 활용했죠. ”

‘라이프 오브 파이’는 지난 2월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제작자로서 영화의 성공에 대해 낙관적이었지만 이 정도로 흥행을 거두고 많은 상을 받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워마크는 “3D 영화 시장은 당분간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D는 스크린의 크기에 따른 기술적인 효과의 차이가 아직 크다”며 “극장의 대형 스크린이 컴퓨터나 TV, 스마트 화면으로 충족할 수 없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한 사람들은 돈을 더 내고서라도 3D 영화를 보러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D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영화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시장 규모도 확대됐지만 새로운 도전도 불러오고 있다”며 ‘디지털 패러독스’란 표현을 썼다.

“제 아이도 네 살 때부터 컴퓨터를 끼고 살았죠. 컴퓨터와 아이폰, 게임을 접하며 큰 새로운 세대는 즉각적인 오락과 즐거움을 원하고 스스로 통제하고 조작하는 데 익숙합니다. 이런 수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영화라는 매체가 당면한 과제입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