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진흥원 '성공모델' 세미나

삼성전자·SKT 500억 투자…오픈이노베이션센터 설립…애플리케이션 개발 지원
싸이가 화장품 기획에 참여한 에너지 팩토리의 맨즈밤, 출시 한 달 만에 20만개 판매
현대자동차와 로이비주얼이 지난해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를 앞세워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로이비주얼 제공

현대자동차와 로이비주얼이 지난해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를 앞세워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로이비주얼 제공

일본 5대 민영방송인 TV도쿄는 지난달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9시15분에 한국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를 방송 중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로이비주얼은 TV 방영에 맞춰 일본 전역 완구점과 백화점 등에서 캐릭터 완구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을 프라임타임에 방영하면서 캐릭터 상품 판매까지 동시에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EBS가 첫 방송한 ‘로보카 폴리’는 변신 로봇자동차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데는 현대자동차의 역할이 컸다. 현대차는 스토리 기획에 현실성을 더하도록 자문에 도움을 주고 감수도 했다. 덕분에 ‘로보카 폴리’는 세계 30여개국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캐릭터 상품 매출(소비자가 기준)은 2000억원을 넘었다.

현대차는 로보카 폴리를 앞세워 국내외에서 교통안전 캠페인도 함께 펼치고 있다. 캠페인 영상광고를 영어 중국어 체코어 등 3개국어로 제작했고 앞으로 총 10개국어 버전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동 캠페인은 세계 각국 젊은 시청자에게 호감을 주며 현대차와 로보카 폴리에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이동우 로이비주얼 대표는 “로보카 폴리는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중 해외시장에 가장 널리 퍼졌다”며 “현대차의 지원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콘텐츠 상생발전 성공 모델’을 10일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리는 ‘창조경제, 콘텐츠산업 상생협력이 답이다’ 세미나에서 발표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중소기업연구원이 콘텐츠 분야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동반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고 교수는 콘텐츠 분야 상생 성공모델을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는 현대차와 로이비주얼처럼 한류 기업과 일반 기업이 한류 콘텐츠를 매개로 상호협력해 해외에 동반 진출한 사례다.

둘째는 일반 기업들이 해외에서 한류스타를 마케팅에 활용한 예다. 대상 청정원은 일본에서 걸그룹 카라를 CF 모델로 내세워 ‘마시는 홍초’ 수출을 2010년 14억원에서 2011년 35배 증가한 500억원으로 늘렸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싸이를 광고모델로 채택한 뒤 북미지역에서 ‘신라면 블랙’ 매출이 전월 대비 30% 증가했다.

셋째는 생산과 마케팅 차원에서 한류스타와 콘텐츠를 활용해 공동제품을 만들거나 비즈니스플랜을 기획하는 ‘한류 컬래버레이션’이다. 소망화장품이 싸이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어 ‘에너지 팩토리’라는 프로젝트 브랜드를 개발했다. 싸이가 화장품의 아이디어와 제품기획에 참여해 만든 에너지 팩토리의 맨즈밤은 출시 한 달 만에 20만개를 판매했다.

넷째, 한류콘텐츠와 일반상품이 융합해 새로운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2010년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투자해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센터는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섯째, 한류콘텐츠를 기업의 조직 결속을 강화하는 소재로 활용한 경우다. SK텔레콤은 본사 1층 로비에서 매달 한 차례 임시무대를 만들고 유명 가수나 아티스트를 초청해 공연하거나 영화를 상영하면서 임직원 간 유대관계를 강화했다. 여섯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류 메세나 활동을 전개한다. 포스코건설은 인도네시아에서 학교 개·보수를 하고, 한류콘텐츠와 시청각 기자재를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고 교수는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후광효과로 인해 2011년 7조5000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며 “아직 작년과 올해 효과를 추정하거나 예상하기 어렵지만 한류의 경제효과를 지속시키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구조를 다각도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