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께서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하느님의 복음을 실천하는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한홍순 주교황청 한국 대사(사진)는 13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 탄생 배경에 대해 “지금 이 시대에 가톨릭 교회를 이끄는 데 가장 필요한 분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사는 “새 교황께서 프란치스코를 이름으로 선택한 것은 앞으로 어떤 교황의 모습을 보여주실 것인지를 암시하는 대목”이라면서 “프란치스코는 교회가 세속화한 중세 시대에 청빈한 삶을 살았던 성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사는 새 교황이 평생 아르헨티나에서 목자의 길을 걸었고 예수회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예수회는 수도단체이고 지성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라면서 “새 교황은 평소 지하철을 타고 다닐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아온 수도자”라고 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말한 것을 실행에 옮기시는 분”이라면서 “사회의 복음화를 위해 교회와 교황인 당신부터 하느님 말씀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축복을 전하는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바티칸시와 세계에)’를 통해 한 번도 ‘교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새 교황은 자신을 ‘로마의 주교’라고 말씀하셨고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전임 로마 주교로 언급했다”면서 “교황청과 지역 교회와의 거리를 줄이고 세계 교회의 결속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1200여년 만에 비유럽권 교황이 탄생한 상징성에 대해서는 “지역에 지나치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더 나은 선택이 있었다면 유럽권 출신이라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동안 교황 후보군에 들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에 대해서는 “다소 나이가 많아서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콘클라베 이틀 만에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그만큼 적임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