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무엇인가. 단지 생존을 위한 수단인가. 행복을 위한 절대적인 조건인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섹스의 난관이나 욕정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인생의 3분의 2를 보내는 일터에서 어떻게 행복과 충만감을 찾을 것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을 중심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답을 제시하고 삶의 의미와 기술에 대해 강연과 토론, 멘토링,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게 ‘인생학교’ 프로젝트다.

《인생학교》시리즈(전6권, 쌤앤파커스)은 이 프로젝트를 책으로 엮은 것. 돈, 일, 정신, 섹스, 세상, 시간 등의 주제에 관해 탐구하고 이를 위한 철학적 사유의 길를 제시한다.

《인생학교》 ‘돈’ 편에서 저자 존 암스트롱은 자신의 경제 상황까지 솔직하게 예로 들며 독자와 소통한다. 소유욕, 과시욕, 공포, 성취감 등 돈에서 나오는 기본적 정서와 돈을 통한 정복 심리 등 돈의 폭력적 성격을 함께 생각하며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

로먼 크르즈나릭은 사람들의 삶에서 3분의 2의 시간을 차지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직업이 없을 때 1분 1초를 불안해 하다가도, 막상 일을 시작하면 밥벌이를 지겨운 족쇄처럼 느낀다. 저자는 이런 일의 딜레마를 철학적으로 풀어주며 ‘천직’에 이르는 길을 보여준다.

‘유쾌한 현자’ 알랭 드 보통은 섹스에 관해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연애학 박사’라는 별칭답게 연애의 점진적 발전 단계를 따라가며 섹시함의 본질을 밝히고 그 속에 담긴 개인의 내밀한 심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필립파 페리는 ‘정신’ 편에 온전한 정신으로 사는 법을, 존 폴 플린토프는 ‘세상’ 편에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을 썼다. 톰 체트필드는 ‘시간’ 편에서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시간 개념을 들려준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