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한강이 예년보다 20일 이르게 얼었다.

또 서울·대관령·대구·광주·부산·제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한파가 몰아치며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 '너무 추워서'…전철 고장·버스 추돌 =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탓에 제동장치 이상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40분께 경의선 풍산역에서 서울 방향 전동차가 제동장치 문제로 1시간40분이나 운행을 중단했다.

이 사고로 열차가 20~30분씩 지연 운행되며 출근길 시민들이 영하 17도의 혹한 속에서 추위에 떨었다.

인천에서는 시내버스 브레이크가 고장 나 시내버스를 들이받았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남구 용현동 재운사거리 인근 버스정류장에 정차하려는 시내버스를 뒤따르던 버스가 들이받아 승객 주모(63)씨 등 10명이 다쳤다.

LP가스 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 운전자들은 시동이 걸리지 않아 보험사에 긴급출동 서비스를 접수하는 등 애를 먹었다.

강원도 춘천지역의 한 업체에서만 이날 오전 50건 넘게 긴급출동했다.

◇ 계량기 동파 '속출'…난로 옆 부탄가스 폭발하기도 = 이날 오전 8시45분께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의 한 공장 앞에서 부탄가스가 폭발해 김모(53)씨 등 2명이 1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는 난롯불을 쬐던 근로자들이 근처에 놓아둔 부탄가스가 폭발해 일어났다.

전국적으로 계량기 동파 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서울상하수도사업소에 신고된 동파 사고만 180건에 달했다.

부산에서는 올들어 가장 많은 30건이 확인됐다.

인천에서는 남구에서 8건, 남동·부평·서구 5건, 계양 3건, 강화 1건 등 모두 27건이 발생했다.

충북에서는 밤새 신고가 5건이 들어왔고 전북에서도 10여건이 접수됐다.

이날 밤에도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계량기 동파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는 각 가정에서 계량기 함에 헌 옷가지나 솜 등을 넣어 동파를 예방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주맑은물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며칠째 강추위가 이어지며 수도관 동파가 급격히 늘어났다"며 "추위가 지속할수록 수도관 동파가 급증하기 때문에 추위가 한풀 꺾이는 주말까지 수도관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눈·빙판 길에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 빙판 길 사고도 이어졌다.

제주도에서는 이날 오전 10시25분께 서귀포시 상예동 유리박물관 인근에서 중국인들을 태운 25인승 소형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중국인 관광객 류모(35·여)씨 등 15명이 가볍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선 23일 오후 2시15분께 경북 상주시 청리면 용문산에서 등산객 이모(50)씨가 눈길에 미끄러져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날 오전 10시40분께는 대구시 북구 복현동 한 아파트 앞 빙판길에서 김모(81·여)씨가 미끄러져 119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현재 경기, 강원, 충북, 전북, 경북 등 전국 34개 시·군에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또 강원도를 비롯한 경상도·부산·울산 일부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박창수, 한무선, 김진방, 손현규, 심규석, 이영주, 이재현, 장덕종, 강은나래, 고성식, 권숙희)

(전국종합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