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서 홋카이도의 온천 명소 중 하나인 노보리베츠 온천으로 향하는 길목인 시라오이군에 자리한 아이누민족박물관(ainu-museum.or.jp). 일본인이 홋카이도를 개척하기 전 이 섬에 살던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아이누족은 지금의 일본인이 홋카이도에 발을 들이기 이전부터 살아왔던 민족으로, 사할린을 비롯해 북방지역에서 살아왔다.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가졌고, 지금의 일본과는 또 다른 국가를 형성하고 있던 민족이었다. 아이누민족박물관에선 아이누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억새로 지붕을 이은 ‘치세(초가집)’인 아이누족의 전통 가옥을 비롯해 식량창고인 ‘푸’, 곰의 사육우리인 ‘헤페레셋’, 호수에서 고기잡이에 사용했던 통나무배 ‘치푸’ 등이 옛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다. 이국인 일본에서 또 다른 이국과 만나는 신기함이 여행길을 즐겁게 한다.

아이누 민족의 전통 예능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한쪽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하루 8번 공연이 열린다. 아이누민족의 고유 의상과 전통 악기로 펼치는 소박한 춤과 음악이 정겹다.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아이누족은 6만명이라는 게 아이누족 후손이자 아이누민족박물관의 전무이사를 맡고 있는 무라키 미유키의 설명. 그는 원주민 고유의 가치를 일본 정부도 높이 인정하고 있어 머지않은 시기에 아이누민족박물관이 국립박물관 수준으로 격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