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1천148㏊ 침수·가로수 20그루 쓰러져

제16호 태풍 '산바'가 한반도 남부 지방을 통과하면서 전북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벼가 물에 잠기는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전주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지리산 뱀사골 351.5㎜, 장수 170㎜, 무주 145㎜, 부안 136㎜, 정읍 130㎜, 남원 125.5㎜, 진안 118㎜, 군산 97.7㎜, 전주 92㎜ 등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비는 현재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태풍이 완전히 통과하는 오후 9시까지 산발적으로 5∼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많은 비가 내린 남원과 군산 등에는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군산의 논 420㏊가 물에 잠겼고, 남원 28㏊, 부안 270㏊, 순창 95㏊ 등 7개 시·군의 농경지 1천 140여㏊가 침수 피해를 보았다.

또 남원과 고창, 순창에서 가로수 20여 그루가 쓰러졌고, 남원시 산내면 경찰묘지 부근 도로와 익산시 마동 영광교회 앞 도로가 침수됐으나 현재 복구를 마쳤다.

폭우로 교통이 통제됐던 지리산 인근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861번 지방도 20㎞ 구간도 오후 2시부터 통제가 풀렸다.

기상대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자 전북 전역에 내려졌던 태풍경보를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강풍주의보로 대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리산과 내장산, 변산반도, 덕유산 등 도내 국·도립공원 8곳의 출입 통제와 서해안 여객선 5개 노선의 운항 중단을 태풍특보가 모두 해제될 때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산바'는 오후 5시 현재 경북 안동 북서쪽 약 20킬로미터 부근을 지나고 있으며 시속 38㎞의 속도로 강원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태풍의 진로가 동해안으로 꺾이면서 강풍에 의한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폭우로 인해 벼가 물에 잠기는 등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시설물과 안전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