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웨덴 이스라엘 프랑스 캐나다 스위스 핀란드 등 16개국 53개 무용단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 댄스 축제가 열린다.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회장 이종호)는 내달 5~20일 ‘제15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12’를 개최한다.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 메리홀 등 전문 공연장과 용산 아이파크몰 광장, 을지로 대림상가 등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

춤을 통해 삶의 즐거움과 관계 회복을 꾀하는 ‘커뮤티니 댄스’, 거리 무용수와 시민이 만나는 ‘춤추는 도시’ 프로그램 등이 돋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단체는 축제의 개막을 맡은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이다. 현대발레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 무용단은 리허설과 공연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들며, 춤추는 사람의 자유를 강조한 ‘공연중’, 실연보다 더 실감나는 무용영화 ‘40미터 아래’, 해학이 살아 있는 ‘검정과 꽃’ 등 세 작품을 연달아 선보인다.

이 무용단은 예술감독 마크 에크 등을 거치며 고전을 뒤엎는 기발한 해석과 연극적인 안무로 주목받았다. 전통적인 발레 테크닉뿐 아니라 현대무용과 연극적 기량을 고루 갖춘 무용수들의 표현력을 감상할 수 있다. 내달 5일과 6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3만~7만원.

캐나다 퀘벡 출신 안무가 다니엘 레베이예의 작품 ‘사랑, 시고 단단한’도 눈길을 끈다. 의상과 무대 장식을 거부하고 순수한 몸 자체에 집중한다. 나체로 표현되는 몸짓을 통해 삶의 가혹함, 무거운 육체로부터의 도피 욕망을 그려낸다. 프랑스 신문 르몽드는 이 작품에 대해 “철같이 단단한 동시에, 모순적이게도 피부같이 부드러운 분노를 표출한다”는 평을 남겼다. 내달 17일 서강대 메리홀. 19세 이상 관람가. 2만~5만원.

거리문화를 대표하는 비보잉과 순수예술인 현대무용이 어울린 작품 ‘힙합의 진화Ⅵ’도 눈에 띈다. 젊은 무용수 왕현정과 이영일, 안수영이 출연한다. 재독 교포 왕현정은 발레에서 스트리트 댄스로 전향한 이력의 소유자. 그는 세바스티엔 라미레스 컴퍼니와 함께 힙합, 현대무용, 스트리트 댄스 등을 결합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영일은 낯설고 상반된 일들에 맞닥뜨린 한 남자의 상상을, 안수영은 ‘15분 뒤에 죽는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몸으로 풀어낸다. 내달 1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3만원.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안무가 야스민 고더의 작품 ‘러브 파이어’도 독특하다. 65분 동안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등 7곡의 왈츠곡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소란스런 춤을 춘다. 사랑의 환상을 벗겨내 남녀관계의 본능을 그린다. 성적인 은유가 많다. 19세 이상 관람가. 내달 12일 서강대 메리홀. 2만~5만원. (02)3216-1185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