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일 관계가 그 어느때보다 냉각된 상황이다.

물론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독도 수영 행사에 참석한 배우 송일국을 콕 집어 "앞으로 일본에 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협박하고, 일본의 위성TV인 BS닛폰과 BS재팬이 송일국이 출연한 드라마의 방송을 전격 취소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타들에게 '독도는 우리땅' 강요 이제 그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최시원이 지난 10일 최시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독도는 진정한 우리의 영토이고 목숨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긍지를 가지고 지켜갑시다-독도에서"라는 내용의 청와대 트위터 글을 리트윗한 후 일본팬들이 '실망했다' '날계란을 던지겠다'는 감정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반응에 다수의 한국 팬들은 "독도는 우리땅! 맞는 말인데 날계란을 왜 던져?", "시원씨 인기보다 나라를 챙기는 모습 보기 좋아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국내에서 한류스타들에게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메시지를 일본에 강하게 전달할 것을 주문하면서 궁지에 몰린 그룹도 있다.
스타들에게 '독도는 우리땅' 강요 이제 그만
지난 22일 신곡 '판도라'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룹 카라는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한일 관계가 냉랭하지 않느냐. 만약 일본에서 독도 관련 입장을 표명하라면 어떤 입장을 취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카라는 이 질문을 받은 직후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MC를 맡았던 방송인 박지윤 역시 "국내 활동 질문을 해 달라"며 독도 관련 대답 자체를 원천봉쇄 했다.

민감한 독도 사안에 침묵했다는 이유만으로 카라는 연일 언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독도 소신발언을 내놓으면서 카라의 애국심이 비교의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스타들이 공개장소에서 밝혀야 독도를 지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스타들이 독도 발언을 내놓으면 통쾌함과 자긍심을 고취시킬 순 있지만 그것은 단지 한순간의 쾌락일뿐 먼 앞날의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결코 아니다.

일본의 토요타 자동자가 지난 2012 올림픽 한일전 축구를 앞두고 플래카드를 통해 대대적으로 '한국팀의 메달을 기원한다'고 응원했던 일이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일본에서 "일본을 응원합니다"라고 했다면 우리나라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매국노 친일기업으로 낙인찍혀 '불매운동'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토요타 자동차의 홍보활동을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그 행위는 단지 한국에서 토요타 자동차를 많이 팔기 위한 상술이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윤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류스타들은 일본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며 한류를 세계에 알리는 한류산업의 역군으로 봐야한다.

우리가 한류스타들에게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라고 강요하고 그렇게 못하는 스타들을 비난한다면 우리 가요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만 인기있는 자국 문화로 머물 수 밖에 없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한류 관계자들은 모두 한일 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우익자들은 한류문화 열풍에 대해 문화적 침략이라고 꼬집으며 일본팬들을 틈만나면 선동하려 애쓰고 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는 한류스타들은 그들의 정치적 목적에 좋은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이념적인 강요로 한류스타들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정치는 정치 문화는 문화라는 폭넓은 인식으로 한류를 세계시장에까지 퍼뜨려나가야 할 때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