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바캉스 시즌이다. 휴가만 즐긴다면 왠지 ‘밍밍하다’고 느끼는 당신. 무언가 색다른 이벤트는 없을까. 산과 바다 등 전국의 관광명소로 향하는 휴가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을 둘러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집과 회사만을 오가던 일상을 벗어나 피서지 인근 부동산을 탐방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지방은 혁신도시·기업도시 건설, 철로·도로 개통 등의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 침체된 수도권과 달리 활기를 띠고 있어 둘러볼 가치가 충분하다. 금쪽 같은 휴가를 쪼개 알차게 활용하는 휴(休)테크는 일석이조의 ‘생산적 소비(productive consumption)’ 활동이기도 하다.


◆수도권·내륙…휴가지 인근 아파트 분양 활발

7~8월은 보통 분양 비수기에 속한다.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휴가로 쏠려 있어서다. 올해는 예외다. 상반기 지방 분양시장의 선전으로 유망 물량 공급이 상당하다. 이 중 올해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은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이다. 굵직한 개발 호재가 즐비해 아파트는 물론 토지, 상가 등 세종시 주변을 기웃거리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세종시 외에 지난해 5월 대덕단지 내 신동·둔곡지구에 선정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비롯해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인 호재다. KTX 오송역, 통영~대전 간 고속도로,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도 대거 확충되고 있다. 특히 세종시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연일 매진 사례다. 8월에도 중흥건설이 세종시 1-2생활권 L4블록과 1-3생활권 L1블록에서 총 1037가구를 쏟아낸다.

대구 팔공산과 부산 해운대, 양산 통도사 등 관광명소로 이름난 지역 주변에서도 아파트 공급이 활발한 편이다. 나주의 산림박람회, 부산 바다축제 등 전국적으로 휴가시즌을 겨냥한 축제도 한창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대방건설 등이 분양 채비에 한창이다.

수도권에서는 영종도, 장봉도, 팔미도를 비롯해 을왕리 해수욕장이 펼쳐진 인천 일대가 관심 지역이다. 때마침 포스코건설이 다음 달 송도국제도시에 ‘송도 더샵 그린워크3차’ 1138가구를 내놓는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69~117㎡로 구성된다.


◆남해안권…여수엑스포 찍고, 아파트 둘러보기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강원권에는 우미건설이 ‘원주 무실2지구 우미린’ 653가구를 다음 달 공급할 예정이다. 주변에 치악산 국립공원과 백운산 자연휴양림, 섬강 등의 휴양지가 있고 평창도 멀지 않아 휴가와 더불어 현지답사를 겸한 계획을 세우기 제격이다.

남해안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다음 달 12일까지 열리는 여수엑스포를 관람하는 것도 좋다. 여수엑스포는 100여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볼거리가 다양한데다 한려해상 관광권역이어서 여름 휴가철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지난해 9월에는 KTX도 개통돼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인근 순천시도 내년에 ‘국제정원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높다. 여수 웅천지구에 최근 지웰3차 아파트를 분양했던 신영의 신성일 분양소장은 “여수 일대는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아직까지 잠재 수요가 충분한 지역”이라고 전했다.

무등산으로 유명한 광주에서는 현대건설이 다음 달 화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화정 힐스테이트’ 959가구를 분양한다. 조합원분을 합치면 3726가구에 이르는 미니신도시급 단지다. 부산에서는 이달 부산도시공사가 대연동 혁신도시에 ‘대현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866가구를 분양한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공동시공으로 브랜드 가치도 높은 편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다만 휴가철 들뜬 마음으로 성급하게 계약에 임하기보다는 입지여건과 단지의 장단점, 분양가, 지역 개발 호재 등을 꼼꼼히 따지면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땅 투자…“동호인끼리 공동구매로”

수익형 부동산의 한 종류인 펜션 부지를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휴가지 인근이어서 둘러보기도 손쉽고 실제 운영 현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까닭이다.

경기도 양평·가평·청평 등 강원도 방향의 이른바 ‘3평’ 일대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된 강원도 평창 일대, 충남 안면도, 인천 강화도 등이 주요 투자 대상지로 꼽힌다. 경기 북부 축령산 자락의 수동면 일대도 펜션 투자의 적합지로 거론된다.

펜션 부지 가격은 입지여건에 따라 3.3㎡ 당 70만~80만원에서 200만~300만원까지 호가한다. 다만 매물로 나온 부지는 통상 1500~3000㎡짜리 부지가 많은 편이어서 개인이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단점이다.

전원주택·펜션 컨설팅업체인 광개토개발의 오세윤 대표는 “친구나 친척끼리 놀러간다면 2~3가족 단위로 토지를 공동 구매한 후 분할하는 전략이 효율적”이라며 “토지시장의 거품이 거의 사라진 만큼 휴가철을 이용해 일단 매수 대상 부지를 물색한 후 시간을 두고 지주와 협상해 적정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