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공동참여 활성화화면 의무·책임감도 커진다
서구사회는 새로운 직업 개념을 바탕으로 또 다른 형태의 실적주의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의 도덕이 추구할 목표는 민주적인 국민을 법, 정치, 사회 측면에서 국가와 결속력을 굳건히 만드는 데 있다. 국가와는 독립적으로 조직을 이루지만, 사회단결과 자기의무를 강건하게 할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 적절한 동기 부여와 보상제도도 요구된다. 공동 참여를 활성화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타인의 생활 환경에 책임감을 갖게 해준다.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레하르트 프레히트 지음, 21세기북스, 2만2000원)는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사회에서 추구해야 할 새로운 가치관을 독일 철학자가 성찰한 책이다. 20세기를 지배한 성장주의는 타인을 제쳐야 하는 이기주의를 권장했지만 자본주의가 고도화하면서 협력과 동반의 가치가 부상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가 제시한 가치관은 단순히 분배를 강조하는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청년 마르크스가 추구했던 유토피아는 독재로 모든 것을 균등하게 만드는 행복이 아니라, ‘동등의 자유’였다는 시각에서 모든 구성원에게 동등한 책임과 의무를 요구한다.

3부로 구성된 이 책 1부 ‘선과 악’편에서는 플라톤 등 고대 철학자뿐 아니라 현대 언어학자, 식물학자, 무정부주의자 등의 얘기를 통해 선과 악의 개념에 대해 살펴본다. 2부 ‘이상과 현실’편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행동하는 이유를 고찰한다. 3부 ‘사회 그리고 도덕’편은 사회를 회생시키고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도록 만드는 데 필요한 행동과 판단에 대해 모색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