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미술가 가운데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가장 많이 도난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27일(현지시간) “피카소의 사라진 작품과 도난당한 작품, 세계적으로 논쟁중인 작품으로 등록된 건수가 1147점으로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도난 미술품 등록부(ALR)’는 도난당했거나 소재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작품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 결과 피카소의 작품이 다른 미술가들보다 2배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피카소 다음으로는 미국 출신 현대 미술가인 닉 로렌스의 작품이 557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ALR은 “이 중 대부분은 지난 2004년 발생한 도난 사건 당시 없어졌다”고 전했다. 3위는 마르크 샤갈(516점)이었고 4위와 5위는 네덜란드 출신 미술가이자 조각가인 카렐 아펠(505점),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504점)였다.

그밖에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미술가 호안 미로, 캐리커처 작가인 데이비드 러바인,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도 상위 10명에 포함됐다.

영국 골동품 전문가인 아이반 맥퀴스턴은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미술가들은 모두 오랜 경력을 쌓아 많은 작품을 생산한 사람들” 이라며 “잠재적으로 훔쳐갈 수 있는 작품들이 더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에서 전체 도난 사건의 40%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로 도난 위험이 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16%를 차지했다. 런던 경찰 미술·골동품 담당부서의 이언 로슨은 “사전 조사로 목표물을 정해 특정 고가 미술품을 훔쳐 마약이나 총기류와 거래하는 범죄조직이 있다” 며 “영국에서 미술품 도난은 계속 진행중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