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성공한 CEO는 금고보다 서재를 넓힌다"
포스코의 독서경영은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자랑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책을 읽고 좋다 싶으면 ‘포스코신문’의 ‘CEO가 추천하는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한다. 분야도 경제경영서부터 인문교양서까지 다양하다. 문리(文理)통섭형 지식근로자라야 경영과 기술이 융합된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0여 년 동안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성공비결이 책 속에 있었던 것이다.

《미래 10년 독서》는 지난 3년간 이렇게 소개된 책 150여권 중 83권을 골라 그 안에 녹아 있는 메시지를 두 권으로 엮은 것이다. 1권 ‘포스코의 아이디어 서재’에는 경제·경영서, 2권 ‘포스코의 크리에이티브 서재’에는 인문교양서를 담았다. 책마다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와 기업인들의 경영 사례, 주제·저자·트렌드 등에 따른 관련서까지 풍부하게 소개하고 있어 단편적인 책 소개와는 격을 달리한다.

김종훈 한미파슨스(현 한미글로벌) 회장이 말레이시아의 쌍둥이 빌딩 KLCC에서 근무할 때였다. 현지 학교에 다니던 딸이 방학을 했는데도 시무룩했다. 까닭을 물었더니 “학교에 가는 게 훨씬 즐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계기로 김 회장은 한미파슨스를 설립할 때 ‘직장을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주보다 구성원을 우선시하고 즐겁고 행복한 일터 만들기에 나섰다. 내부고객인 구성원이 만족해야 업무의 질과 서비스가 높아지고 외부고객까지 감동시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김 회장이 쓴《우리는 천국으로 출근한다》를 소개하면서 이 회사가 국내외 700여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제적인 건설회사로 승승장구한 힘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혁신과 창조경영 전문가인 정철화 영성경영연구소장은 《1등 기업의 이기는 습관》에서 특급호텔의 ‘공사 중’ 표지판에 주목한다.

그에 따르면 특급호텔이 자주 건물을 뜯어고치는 것은 단순한 공사를 넘어 고객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주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삼성 LG 포스코 등 대표기업들이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끊임없이 개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1등 기업은 늘 공사 중”이라며 일류 기업의 이기는 습관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야흐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시대다. 소설가 이외수 씨의 트위터 팔로어는 100만명을 넘었다.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과 박용만 두산 회장 등은 트위터로 사이버 세상의 파워 인물이 됐다. 《소셜 리더십》의 저자인 강요식 한국소셜경영연구원장은 “자기관리와 조직경영의 해답도 ‘소셜’에서 찾아야 한다”며 “화통하게 소통하는 리더가 되라”고 주문한다.

저자는 다소 딱딱한 책들도 쉬운 언어로 소개하면서 개인이든 조직이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사회나 국가나 ‘정신의 곳간’이 풍요로워야 발전하고 품격이 높아진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와 부자들은 금고가 아니라 서재를 넓힌 사람들이었다.”

서화동 기자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