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 3' 우승 울랄라 세션 리더

"서른살 넘어 왜 그러냐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려고 합니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3'의 우승팀 울랄라 세션의 리더 임윤택(31)은 당차게 말했다.

11일 밤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아파서 목숨을 걸었다기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며 밝게 웃었다.

우승 직후 눈물을 흘릴 거라 예상했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시종일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임윤택은 기자회견 내내 마이크를 쥐고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친구들이 초등학교 야간을 나와서 말을 잘 못한다"는 농담도 곁들였다.

임윤택과 박승일(30), 김명훈(28), 박광선(21)으로 구성된 울랄라 세션은 이날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승에서 버스커 버스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종합 평가 결과 울랄라 세션은 총점 982점을 얻어 627점에 그친 버스커 버스커를 앞섰다.

특히 60%를 차지하는 시청자 문자 투표에서 버스커 버스커보다 무려 249점 많은 600점을 얻었다.

임윤택은 "(작곡가 박근태의 신곡인) '너와 함께'는 신나지만 쉽지 않은 곡이라 힘들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했는데 메시지 전달이 잘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탄탄한 보컬 실력에다 춤 실력까지 겸비한 이들은 생방송 경연에서 매번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일찌감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위암 투병 중인 임윤택의 투혼은 울랄라 세션의 무대에 감동을 더했다.

임윤택은 방송 중간 위암 3기가 아닌 4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그는 매번 무대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고 리더로서 멤버들을 다독였다.

이날도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항암 치료 때문에 무대에서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짧은 머리를 처음으로 과감히 드러냈다.

임윤택은 "지금도 아침에 다른 멤버들을 제가 다 깨우고 시간이 나면 운동도 한다"며 호전된 건강을 과시했다.

"VCR에 하얗게 나오는데 저는 원래 얼굴이 하얗습니다. 저를 치료해주신 교수님이 지금 속상해하세요. 너 괜찮은데 왜 그렇게 화면에 (창백하게) 나가냐고. 기자님들, 저 지금 건강하다고 꼭 기사로 내보내 주세요. (웃음)"

건강이 호전된 원동력으로는 '긍정'을 꼽았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휠체어 타고 너무 놀러다니니까 정신과 검진까지 받았어요. 그렇지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늘 하는 말처럼 하루를 살아도 마지막처럼 살고 주위 분들에게 긍정을 발휘한다면 아프신 분들도 다 괜찮아 질 겁니다."

울랄라 세션은 매번 수준급의 무대를 선보였지만 임윤택은 첫 생방송 경연부터 부담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두 번째 슈퍼세이브(탈락자동면제 혜택)를 받았을 때 이건 아닌데라고 멤버들끼리 얘기했어요. (첫 곡인) '달의 몰락'은 원래 그런 스타일을 한번 해야겠다고 했는데 초반에 해서 나중에 부담이 많았습니다. 결국 저희 자신과 싸움이었죠. 그렇지만 편곡을 하고 콘셉트를 짜는데 단 한번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라이벌로는 자기 자신을 꼽으며 "우리가 스스로 나태해질까봐 많이 채찍질했다"고 힘줘 말했다.

"(멤버들이) 생방송 이후 2시간 이상 잔 적이 없어요. 오늘도 1시간 자고 연습했습니다. 멤버들은 자는 척하지만 난 애들이 아침에 몰래 일찍 일어나 나간다는 걸 알아요."

그는 처음 '슈퍼스타K'에 나올 때 "애들한테 15년 동안 돈 한 푼 안 받고 나를 따라와 준 거 보상해 줄 테니 한 번만 믿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15년 전 저는 춤을 추고 있었는데 그때 승일이랑 명훈이도 동네에서 흔히 논다는 친구들이었어요. 저도 많이 놀았습니다. 우리가 춤춘다는 얘기를 듣고 나중에 광선이가 왔어요. 광선이는 10년 전 초등학교 5학년인데 비보이 댄서였던 저를 매일 쫓아다녀서 친분을 쌓았어요. 그때 광선이가 제가 커서 형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는데 그때 (그렇게 하자고) 약속을 했지요. "

울랄라 세션은 현금 3억 원과 함께 신곡 '너와 함께'로 뮤직비디오와 음반을 제작하는 특전을 얻었다.

멤버들은 앞서 우승상금은 임윤택의 치료비를 위해 쓰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당장 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멤버들은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김명훈만 "깨끗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반신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임윤택은 울랄라 세션 멤버로 영입하고 싶은 멤버를 묻는 질문에 크리스티나와 신지수를 들었다.

"일단 지수는 우리랑 비슷합니다. 사상도 그렇고요. (웃음) 크리스티나는 꼭 한번 같이 노래를 불러보고 싶을 정도로 대단한 보컬이에요."

울랄라 세션의 무대를 보고 로엔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가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얘기는 몰랐다. 우리를 받아만 주신다면 그쪽이 (10중) 9까지 가져가도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