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람들이 제 소설을 읽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소설 자체를 읽고 즐기셨으면 합니다.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라고 말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

일본 소설가 니시무라 겐타(44 · 사진)가 자신의 대표작 《고역열차》(다산책방)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니시무라는 중졸 학력의 일용직 노동자라는 환경을 극복하고 지난 1월 일본 최고 권위의 신인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첫 해외 여행이라는 그는 "7년 넘게 글을 써왔는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이제야 사랑받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역열차》는 니시무라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소설.주인공 간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부두에서 하역일을 하는 열아홉살의 일용직 노동자다. 친구도 여자도 없이 일당 5500엔에 매달려 하루하루 살아가는 서글픈 삶을 다룬다.

니시무라는 자신의 뒤틀린 인생을 '사(私)소설'이라는 일본 특유의 문학적 방식으로 녹여냈다.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때 부친이 성범죄로 수감된 뒤 이혼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마친 뒤 집을 나와 부두 하역이나 경비원,술집 점원 등 육체노동으로 밥벌이를 했다. 폭행 사건으로 두 차례 체포되기도 했다.

그는 2003년 한 상업잡지에 글을 실으며 등단했다. 아쿠타가와상에 세 차례 후보에 오른 《고역열차》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일본 독자의 80%가량이 중장년층"이라며 "한국에서도 비슷한 세대의 독자들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향수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