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7집 '아수라발발타' 발매..거침없는 가사 눈길
리쌍 "우린 어차피 '19禁'…하고픈 음악한다"
역시나 발매와 동시에 '빨간' 딱지가 붙는다.

심지어 어떤 곡에 대해서는 방송사가 아예 심의를 넣을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단다.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우린 계속 '19금(禁)'이었어요. 우리 나이가 서른다섯인데 그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쿨'하다.

힙합전사 리쌍이 돌아왔다.

2년 만에 정규 7집 앨범 '아수라발발타(AsuRa BalBalTa)'를 들고 온 길(34)과 개리(33)를 최근 을지로에서 만났다.

총 13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TV를 껐네' '나란 놈은 답은 너다'를 비롯해 '독기' '강남 사짜' 등 '심상치않은' 노랫말들이 담겼다.

"곡을 작업하면서 방송심의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실 심의 통과는 가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심의를 통과해야 방송을 타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심의를 의식해가며 곡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음악,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합니다."

지난 25일 발표한 앨범은 '나란 놈은 답은 너다'가 인터넷 음원 공개 한 시간 만에 주요 음원 사이트의 1위를 휩쓴 것을 비롯해 앨범의 전 수록곡이 10위권 안에 안착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한 결과가 좋으니 '러키 가이'들이다.

"원래 작년 10월에 음반을 내려고 했는데 그때까지 만들어놓은 20여개의 곡이 다 마음에 안들어 폐기하고 새롭게 작업했어요. 앨범 제목 '아수라발발타'는 '모두 이루어진다'라는 뜻의 주문인데 예전부터 마음에 들어 제목으로 쓰려고 준비했죠. 희망적인 말인데 그래서인지 선공개 곡인 'TV를 껐네'부터 터졌네요."

길의 두터운 인맥으로 신동엽, 윤종신, 박진영 등 동료 연예인들이 대거 홍보에 참여해 관심을 모은 'TV를 껐네'는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본능을 노래한다.

'야하다'고 했더니 개리는 "절대로 야한 얘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범한 남자들의 심리이고 보통 연인들의 모습 아닌가. 오히려 귀엽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우리 노래를 들으며 후련하다, 시원하다고 말하는 분이 많아요. 그동안 가요를 들으며 뭔가 갈증을 느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우리의 솔직한 노래가 그런 갈증을 풀어주는 것 같아요."

개리는 한 발 더 나가 '회상'을 통해서는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리쌍 "우린 어차피 '19禁'…하고픈 음악한다"
깡패가 될까봐 어머니가 눈물로 걱정을 했던 어린 시절, 3년 전에는 흥미를 잃어 음악을 관두려고 했던 시간을 거쳐 '게으르게 했던 음악이 요즘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그 안에는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난 유재석의 성실함을 지켜보며 많이 배웠다는 고백도 들어있다.

방황하는 개리의 곁을 친구로서 우직하게 지켰던 길은 "우리는 함께 막창집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마흔까지는 헤어질 수 없다. 그냥 가야한다. 헤어지면 너무 복잡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리쌍은 처음 만나면, 또 짧은 시간 대면하면 딱 오해하기 쉬운 캐릭터들이다.

길은 풍채에서, 개리는 표정에서 말을 붙이면 안될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들이 상당히 귀엽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런 점이 예능 프로그램과의 궁합을 좋게 하는 듯 하다.

길은 3년 전부터 MBC '무한도전'과 '놀러와'를 통해, 개리는 올들어 SBS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을 통해 예능인으로 거듭나면서 '얼굴 없는 힙합가수'에서 '시청자가 다 아는 연예인'이 됐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우리를 옆에 두고도 '리쌍은 언제 오는 거야?' '리쌍이 누구야?'라고 물었어요. 그때도 앨범은 인기를 끌었지만 우리 얼굴은 알려지지 않았죠.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니까 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다 알아봐요."

개리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다시 음악에 흥미를 갖게 됐다. 예능이 정말 재미있다. 동시에 이럴 때 음악을 잘못했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길은 "우리에게 예능은 예능이고, 음악은 음악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예능에서 인기를 얻으니까 대번에 우리의 음악성이 변할 것이라고 점치더라. 그래서 더더욱 리쌍다운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얼굴이 알려졌다고, 돈을 벌게 됐다고 우리의 음악이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래, 백지영, 십센치, 강산에, 국카스텐, 정인 등 한 앨범에서 만나기 어려운 가수들이 피처링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리메이크한 곡까지 다채로운 구성을 자랑하는 리쌍의 7집은 오는 11월 이들의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1년에 100만 원을 벌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풍족해요. 저희가 음악을 계속해서 열심히 하는 이유는 가난했던 시절로 돌아가기 싫어서입니다. 음악으로 돈을 많이 벌어 좋은 일을 많이 하며 살고 싶습니다. 기부하면 기분이 무척 좋거든요.(웃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