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동트지 않은 아침,미국 캔자스주 헤이즈고등학교 미식축구부원들이 벌판을 달리고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은 새벽마다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 운동장에 모여들어 아침 공기를 흔든다. 간밤 꿈속 '터치다운' 순간의 환호소리가 언제나 그들을 깊은 잠에서 깨우기 때문이다. 덩치가 크건 작건 잘 뛰건 못 뛰건 상관없이 그들은 어슴푸레한 하늘을 함성으로 채우며 일출을 맞는다.

꿈을 가진 사람들의 몸은 늘 가볍다. 저 아이들처럼 묵직한 헬멧을 깃털같이 여기고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땐 벌판으로 나가자.거기서 짜릿한 '터치다운'을 꿈꾸며 바람을 가르듯 달리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아침을 맞아보자.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