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목 맞아 공포·추리소설 잇따라 출간

무더운 여름, 오싹한 공포·추리 소설에 손이 가는 계절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조금씩 출간이 늘어나던 공포·추리소설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의 미발표 단편을 묶은 '셜록 홈즈의 라이벌들', 학교를 무대로 살인극이 펼쳐지는 '악의 교전', 유머가 더해진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등이 최근 시선을 끄는 가운데 '까마귀의 엄지'(문학동네 펴냄) 등 흥미를 자극하는 신간이 계속해서 발간되고 있다.

신간을 추려본다.

▲까마귀의 엄지 =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추리 소설 특유의 긴박한 이야기는 기본. 재치있는 유머와 올해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필력까지 더해졌다.

책은 제6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고 나오키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다.

최근에는 영화화가 결정되는 등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대규모 사기극을 둘러싼 '루저'들의 이야기로, 젊을 때 사채 조직의 덫에 걸려 가족을 잃은 중년 남자 다케자와와 데쓰가 주인공이다.

소소한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두 사람은 소매치기 소녀 마히로와 우연히 만난다.

이들은 마히로의 언니 야히로, 야히로의 애인 간타로와 함께 좌충우돌하며 동거한다.

와중에 다케자와를 쫓는 사채조직의 위협이 갈수록 커진다.

'루저 5인방'은 뒷골목 노하우를 모두 동원해 사채업자를 상대로 대형 사기극을 벌인다.

경쾌한 문체가 이야기를 이끄는 가운데 복선이 담긴 작가의 말장난이 읽는 재미를 준다.

제목의 '까마귀'도 '검다'는 뜻의 일본어와 발음이 비슷한 '프로 사기꾼'을 뜻하는 은어다.

380쪽. 1만2천원.


▲내가 잠들기 전에 = S.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스릴러 소설계의 '떠오르는 별'로 꼽히는 작가의 신간으로, 참신한 줄거리와 반전이 돋보인다.

이미 37개국에서 번역됐고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크리스틴은 침대에 낯선 남자와 누운 채 아침에 눈을 뜬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 남자는 자신의 남편이라며 결혼한 지 이미 20년이 됐다고 말한다.

벤이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크리스틴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실제로 크리스틴의 기억력은 하루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집에 틀어박혀 살던 크리스틴에게 내시라는 의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크리스틴은 내시에게서 돌려받은 자신의 일기장에서 '벤을 믿지 마라'는 글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작가는 간질 수술을 받고 새 기억을 형성하지 못한 채 살다가 사망한 한 환자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소설에서는 1인칭 시점을 활용해 기억의 퍼즐을 맞춰나간다.

랜덤하우스코리아. 428쪽. 1만3천800원.


▲죽지 그래 =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권남희 옮김.
작가는 민속학과 종교학을 방대하게 활용하는 창의적 소설로 사랑받아왔다.

방대한 지식과 독특한 세계관이 교차하는 '우부메의 여름'이 대표작이다.

이 소설에서도 신선한 시도를 했다.

사건과 배경 설명을 배제하고 인물의 대화만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다큐멘터리 형태의 외형을 갖췄지만 주변 인물들의 코멘트 중심으로 이야기가 짜여진다.

천사 같이 착한 성격의 아사미가 갑자기 살해된다.

생전에 우연히 그녀와 만났던 청년 겐야는 그녀와 관계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질문을 던진다.

겐야는 아사미를 농락한 회사 상사, 그녀를 괴롭힌 옆집 이웃, 빚 대신 팔아넘긴 생모, 야쿠자 애인을 차례로 만난다.

대화가 쌓여가면서 이야기가 완성되는 이색 구조다.

자음과모음. 336쪽. 1만3천원.


▲모든 죽은 것 = 존 코널리 지음. 강수정 옮김.
공포스릴러물이 장기인 저자의 신작. 뉴욕경찰청 형사 찰리 파커가 등장하는 시리즈물의 첫번째 소설이다.

메스를 휘둘러 희생자의 얼굴을 수집하는 연쇄살인범이 파커의 아내와 딸을 살해한다.

파커는 가족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으로 방황하다가 범인 추적에 나선다.

오픈하우스. 628쪽. 1만4천800원.
▲스도쿠 살인 사건 = 셸리 프레이돈트 지음. 조영학 옮김.
천재 수학자인 케이트 맥도날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추리소설 시리즈.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스도쿠 퍼즐을 단서로 사건의 실마리가 이어진다.

밀리언하우스. 432쪽. 1만2천원.
▲독거미 = 티에리 종케 지음. 조동섭 옮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영화 '스킨 아이 리브 인'의 원작 소설. 한 성형외과 의사가 벌이는 복수극을 속도감 넘치게 담았다.

마음산책. 188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