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김아타 씨(55).그는 5년 전 아시아인 최초의 미국 뉴욕국제사진센터(ICP) 전시회에서 '사진 철학자'라는 극찬을 받으며 예술계를 발칵 뒤집었다. 그의 작품을 본 빌 게이츠가 즉석에서 사진 한 장을 1억원에 구입해 더 큰 화제를 모았다. 마오쩌둥과 만리장성 등의 얼음 조각이 녹는 과정을 찍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뮤지엄 프로젝트#149-니르바나'는 양초로 만든 불상들을 배경으로 태아처럼 웅크린 사람을 아크릴 박스에 넣고 찍은 2001년 작품.신앙의 상징물과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대비시켜 존재의 근원을 되묻는 작업이다. 그는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성과 이데올로기 등의 이면을 투명한 박스와 함께 비추면서 '살아있는 박물관'의 의미를 깊이 탐색했다.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남녀가 가부좌를 틀거나 베트남전 상이용사가 아크릴 상자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자신과 어머니까지도 작품의 대상으로 삼았다.

허약하고 하찮은 것들을 영원히 살아있는 생명체로 형상화하는 그의 '파격'은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는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완성한 뮤지엄 프로젝트 시리즈는 '섹스''필드''피플''니르바나''지저스''차이나' 등 10개 주제에 180점이나 된다.

우찬규 < 학고재화랑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