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영국 음악차트 1년 동안 두 차례 1위,한국 · 일본 · 호주 등 21개국에서 음반 판매 순위 1위,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닷컴 예약판매 신기록 수립….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처럼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팝 스타의 기록이 아니다. 지난해 데뷔 앨범을 낸 수전 보일이 이뤄낸 것이다.

그는 영국의 TV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팝 음악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TV 출연 당시 그는 47세 미혼인 데다 뚱뚱한 체구와 헝클어진 머리로 외모도 볼품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 폴 포츠'라 불리며 최근 발매한 두 번째 앨범 '더 기프트(The Gift)'가 또 각종 음악 차트를 휩쓸면서 인간 승리의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저를 지지해준 수많은 팬들이 여전히 저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유명해져서 기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죠.가끔 이 둘 중 한 쪽이 더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둘의 균형을 맞추는 법을 계속 배우고 있어요. 몇몇 팬들은 제 음악에는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제 노래에 대한 평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죠.어렸을 적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음악이 저를 치유해주었듯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제 음악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신보를 낸 수전 보일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앨범 '더 기프트'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곡들로 구성됐다. '고요한 밤,거룩한 밤''할렐루야' 등 캐럴을 포함해 루리드의 '퍼펙트 데이' 등 기존 팝송을 그녀 스타일로 애잔하게 재해석했다.

그는 "한마디로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담은 앨범"이라며 "요즘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너무 상업적으로 여기는데 이번 음반에서는 종교적이면서도 가족적이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보일은 지난 9월 영국을 방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 앞에서 노래를 불러 또다시 화제가 됐다. 그는 "그때는 지금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며 "지난날 나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경험이었고 그 분 앞에서 제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수전 보일 같이 TV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도 '슈퍼스타K''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잇따라 방송됐다.

"저처럼 TV오디션 포로그램으로 가수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멈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생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이죠.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도전하면 모든 것이 잘못될 것 같아도 꼭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 자신이 어떻게 바뀌는지 지켜보세요.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