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독립영화하면 무조건 단편영화인 줄 알았죠.단편영화와 독립영화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을 정도로요.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를 관객과 만날 수 있게 하면서 독립영화의 장편화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 독립영화 최대의 축제인 서울독립영화제의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에 장편 부문이 생기면서 장편영화가 활성화됐고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제작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CGV상암에서 오는 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서는 예심을 통과한 단편 33편,장편 11편 등 본선경쟁작 44편이 대상(1000만원),최우수작품상 등 3000만원의 상금과 상을 놓고 경쟁한다.

개막작인 윤성호 감독의 '도약선생'과 제주도 배경의 '뽕돌' 등은 관객들이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며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와 장률 감독의 '두만강'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매년 영화진흥위원회와 서울시의 지원금을 2억원 정도 받았던 것이 올해에는 지원금이 한 푼도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예산(3억6000만원)의 절반 수준으로 영화제를 치러야할 형편이다. 조 위원장은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면서 "스폰서가 여전히 도와주고 개인 후원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제가 (관객과 동떨어진) 집안 잔치의 성격이 있지만,일반 관객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면서 "7000~8000명의 관객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제를 치렀지만 위탁운영사업자가 바뀌면서 올해는 장소를 CGV상암으로 옮겼다. 그는 독립영화 감독들이 인정하는 전용관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걱정했다. "'낮술'이나 '똥파리'도 전용관이 있어서 흥행한거죠.거점 역할이 중요한데 사라져서 아쉬워요. "

그는 '똥파리'나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받은 '무산일기' 등 영진위의 제작 지원을 받은 좋은 영화들이 많다면서 "(제작 지원은) 큰 힘이 된다. 지원금이 많지는 않지만 창작 열정을 불어넣으며 지원작으로 선정되면 종잣돈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