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50대 이하 대주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대구대교구 보좌 주교로 교구장 직무대행을 맡아온 조환길(曺煥吉) 주교(56ㆍ세례명 타대오)를 제10대 대구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했다고 4일 주한 교황대사관을 통해 발표했다.

조 대주교는 이에 따라 한국의 천주교 3개 관구(서울, 광주, 대구) 중 대구ㆍ부산ㆍ청주ㆍ마산ㆍ안동교구를 관장하는 대구 관구장 직무도 수행하게 된다.

관구장은 서임 3개월 이내에 교황에게 교황청과의 일치를 상징하는 '팔리움(pallium. 교황과 대주교가 목과 어깨에 두르는 좁은 고리 모양의 양털 띠)'을 수여받아 관구 내의 권력을 인정받는다.

신임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1954년 경북 달성 출신으로 대구고, 대건신학대학원 졸업 후 1981년 사제품을 받고 여러 본당 주임과 대구대교구 사무처장을 거쳐 2004년부터 매일신문사 사장을 지내다 2007년 3월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고, 같은 해 4월20일 주교 서품을 받았다.

조 대주교는 2009년 고(故) 최영수 대주교가 2009년 8월 선종한 이후 지금까지 대구대교구장 직무대행을 해왔다.

이번 인사로 한국 천주교 주교단(32명)은 추기경 1명, 대주교 5명, 주교 26명이 됐다.

조 대주교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79)추기경, 광주대교구장 김희중(63)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86ㆍ은퇴), 이문희 대주교(75ㆍ은퇴), 최창무 대주교(74ㆍ은퇴) 등 대주교 이상 성직자 가운데 최연소다.

故김수환 추기경(1922-2009)이 1968년 대주교로 승품하면서 서울대교구장으로 착좌할 당시 46세였고, 윤공희 대주교(1973년 대주교 승품)와 이문희 대주교(1985년 대주교 승품)가 각각 49세와 50세 때 대주교로 승품한 이래 50대 이하 대주교가 탄생한 것은 25년 만이다.

특히 조 대주교는 부교구장과는 달리 교구장 계승권이 없는 보좌주교였고, 주교 서품을 받은 지 불과 3년여밖에 되지 않았으나 교구장 대주교로 승진 발탁돼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서울대교구 다음으로 큰 대형교구로 내년 교구설정 100주년을 맞는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