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북부지방까지 남하…"이상기후로 보긴 어려워"

10월 하순임에도 초겨울 날씨 같은 한파가 찾아온 것은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이례적으로 일찍 발달했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중부지방과 일부 내륙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를 보였다.

해안과 섬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됐고 곳곳에서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얼음과 서리가 공식적으로 관측됐다.

이렇게 11월 하순에 해당하는 초겨울 추위가 일찍 찾아온 것은 시베리아에서 만들어진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이 이르게 발달해 한반도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시베리아나 극지방 등 추운 지방의 상공에 공기가 오래 머물러 있으면 성질이 같은 큰 공기 덩어리가 형성되는데 이를 대륙고기압이라고 부른다.

차고 건조한 성질의 대륙고기압은 사시사철 만들어지지만 여름에는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강해 남하하지 못하다가 가을로 접어드는 9∼10월 본격적으로 세력을 남쪽으로 확장한다.

지상으로부터 5천500m 상공에서 영하 30도의 차가운 공기를 품은 대륙고기압은 24일까지 만주 북쪽을 중심으로 머물다가 25일 아침 백두산 부근까지 내려왔다.

전날인 26일 아침에는 더 남하해 한반도 북부지방 상공까지 세력을 뻗쳐 기습 한파를 몰고 왔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영하 30도의 찬 공기를 품은 대륙고기압이 예년보다 이르게 확장하면서 한반도 상공을 뒤덮어 올해 첫 추위가 일찍 찾아왔다"며 "2002년과 2003년에도 10월 하순에 대륙고기압이 일찍 확장해 추워진 적이 있어 극단적인 이상기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하한 대륙고기압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중국 대륙지역을 지나면서 기단의 성질이 변해 세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추위가 이어지다 대륙고기압이 이동성고기압으로 변질되는 모레 29일 낮부터 점차 예년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