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거두고 갈무리하며 내적 깊이를 더하기 좋은 계절이다. 26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막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0'에는 경제 · 경영 ·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앨런 그리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제프리 페퍼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199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조지프 폴리시 줄리아드음대 총장,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세계경제의 과제와 미래,글로벌 권력이동,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교육의 과제 등을 논의할 이들의 생각을 좀 더 깊게 읽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책이다.

《격동의 시대:신세계에서의 모험》은 18년 이상 FRB 의장을 맡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며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그린스펀의 회고록.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삶의 궤적과 함께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세계 경제체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국가 · 지역별로 어떤 굴곡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과 세계경제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조언을 들려준다.

정치 · 경제 · 인문 · 예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와 저술로 유명한 자크 아탈리는 방대한 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제 정세,기후의 이상변동,금융거품 등 미래사회 전반을 정확히 예측해 온 인물.유목민 상품의 급부상과 지식사회의 도래,국제사회의 패권 이동 등을 거론한 첫 미래예측서 《21세기의 승자》(다섯수레)와 《21세기 사전》《인간적인 길》《호모 노마드:유목하는 인간》《미래의 물결》《위기 그리고 그 이후》《살아남기 위하여》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세계와 역사의 방향에 대한 통찰과 대안을 제시해 왔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하준 교수의 책은 세계화와 개방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담고 있어 읽어 볼 만하다. 장 교수는 2004년 이후 《사다리 걷어차기》《개혁의 덫》《쾌도난마 한국경제》《국가의 역할》 등을 잇달아 내놓았고,2007년에는 《나쁜 사마리아인들》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대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내달 초에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후속편 겪으로 최근 영국에서 나온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한국어판도 출간된다.

제프리 페퍼 교수는 지난해 나온 《사람이 경쟁력이다》에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핵심인자(DNA)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또 조직 내에 작동하는 권력과 영향력의 역할을 분석한 《권력의 경영》에서는 "탁월한 경영자가 되려면 먼저 유능한 정치가가 되라"고 설명하고,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들의 행동 지침으로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를 내놓기도 했다. 또 《제프리 페퍼 교수의 지혜경영》에서는 기업의 성공은 인적자원 활용에 달려 있다며 사람중심의 경영전략,인본주의적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한다.

유럽연합(EU) 단일통화 분석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먼델 교수의 《The Euro as a Stabilizer in the International Economic System》《Keynes's General Theory After Seventy Years》와 작곡가 슈만의 삶을 다룬 조지프 폴리시 총장의 《American Muse》《The Artist as Citizen》 등도 대형 서점 외서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