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슈퍼주니어,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4일(현지시간)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SMTOWN LIVE'10 WORLD TOUR IN LA)는 한인 교포 외에도 다양한 인종의 팬들이 객석을 메운 채 한국 가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가수 한류'붐이 일본에 이어 미국으로 확산된 현장이었다.

SM타운 월드 투어 공연은 지난달 21일 서울을 시작으로 이번 미국 LA에 이어 11일 중국 상하이,내년 1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미국의 상징적인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갖게 돼 너무 기쁘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미 투어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43명의 한국 가수가 4시간여 동안 56곡을 부른 이번 공연은 한국인 가수만으로 스테이플스센터에서 가진 첫 단독 콘서트.스테이플스센터는 미국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가 열리고 비욘세,어셔,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정상급 가수들이 섰던 무대다.

이날 공연에서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민을 시작으로 SM의 차세대 걸그룹인 에프엑스가 '라차타'와 '츄'를 노래와 함께 귀여운 율동으로 펼쳤다. 소녀시대의 제시카와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강타와 아라,슈퍼주니어의 규현과 서현 등 특색 있는 듀엣 무대가 이어졌다. 샤이니가 '줄리엣'을 역동적인 춤과 함께 부르고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가 히트곡을 선보이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또한 '아시아의 별' 보아는 '에너제틱' 등을 특유의 현란한 율동으로 무대를 압도했고 공중에서 와이어를 타고 등장한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이번 투어 공연을 위해 준비한 '맥시멈'을 불렀다.

슈퍼주니어 멤버 이름이 적힌 파란 색 티를 입고 온 엘리자베스(19)는 "슈퍼주니어는 미국 가수들과 달리 친근감을 준다"며 "특히 규현이 너무 귀엽다"고 말했다. 케인(21)은 "환상적인 무대였다"며 "한국 가수들은 노래와 춤은 기본이고 다양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투어의 성공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관람권 예매가 시작되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1만5000여석이 전부 매진됐다. 공연표 구매자의 70% 이상이 비(非) 한국계라고 SM 측은 전했다.

스테이플스센터 주변은 공연 전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삼삼오오 모여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면서 안무를 따라했다. 가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현수막도 대거 준비했다. 공연 시작 4시간 전부터 '티켓 구함' 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던 비리디아나(22)는 "슈퍼주니어 시원의 팬"이라며 "작년 유튜브를 통해 한국 가수를 알았고 오늘 공연을 기다렸는데 꼭 표를 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국제 팬사이트인 'soshified.com'이 새겨진 분홍색 티를 입고온 피터(23)는 "작년에 친구가 보내준 동영상을 통해 소녀시대를 알게 됐다"며 "미국 팝 가수들의 노래는 분노를 표출하고 어두운 느낌을 많이 주는 데 비해 소녀시대는 너무 '펀(fun)'해서 좋다"고 웃었다.

SM은 이번 공연을 위해 국내 최초로 특별 전세기를 띄웠다. SM 소속 가수들을 포함해 스태프 등 250여명이 대한항공의 보잉 747-400을 타고 미국 공연 길에 올랐다. SM 측은 전세기를 띄우는 데 10억원을 투입했다. 공연 관람료 수입은 21억6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콘서트는 또한 한국 가수 공연 최초로 3차원(3D) 방식으로 촬영됐다. SM은 지난 5월부터 삼성전자와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손잡고 3D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번 공연은 '아바타'의 3D 촬영팀인 'PACE HD'가 촬영을 맡았다. 3D 영상물은 삼성전자의 3D TV 마케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미국)=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