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ㆍ주택ㆍ가로수 피해 잇따라..일부학교 휴업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충남 서해안을 강타하면서 비를 동반한 강풍이 불어 피해를 살피던 노인이 날아온 기왓장에 맞아 숨지는가 하면 13만가구에 대한 전기공급이 끊기고 어선 24척이 침수ㆍ침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일부 지역은 정전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불편은 물론 치어 양식장이나 횟집 수족관의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비닐하우스 파손과 낙과 등 농작물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곤파스는 예상보다 빠른 2일 오전 6시35분께 강화도 남단에 상륙한 뒤 수도권 북부를 빠져나갔지만 아직도 충남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비를 뿌리고 있어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인명피해 = 2일 오전 5시14분께 서산시 갈산동 양모(80)씨 집 근처에서 양씨가 인근에서 날아온 기왓장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기던중 숨졌다.

경찰은 양씨가 집 담의 태풍피해를 살피다가 주변에서 강풍을 타고 날아온 기왓장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석림동 김모(56)씨 집에서는 김씨가 전력 차단기에 불이 붙은 것을 물을 부어 끄려다 낙뢰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정전.어선 피해 = 태안지역에는 이날 오전 3시42분께부터 전체 5만7천500가구 가운데 89%인 5만1천71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서산시내 4만3천여가구와 홍성읍내 8천여가구, 당진군 면천농공단지 입주업체 4곳 등 서해안지역 13만여가구가 정전됐다.

한전 관계자는 "강풍으로 전신주가 넘어지거나 전선이 끊기면서 정전사고가 속출했다"며 "소속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긴급복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날 새벽 3시께 태안군 고남면 영목항에선 정박돼 있던 어선 20척이 강풍에 전복되면서 침수피해를 당했다.

또 비슷한 시각 당진군 송악읍 한진포구에 정박돼 있던 어선 4척이 강풍으로 서로 부딪히면서 파손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주택ㆍ시설물 파손 = 이날 오전 3시30분께 태안군 태안읍 삼부아파트 3가구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또 오전 3시30분부터 5시 사이 주택 5채(보령시 3채, 홍성군 1채, 예산군 1채)의 지붕이 강풍으로 날아가거나 파손됐다.

이와 함께 보령시 신흑동 대천해수욕장 신광장 4거리에 설치돼 있던 교통안내표지판이 바람에 날아갔고 보령시 외연도의 주택 30여채의 지붕과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다.

홍성군 홍성읍 대교리 서문교차로에 설치돼 있던 홍보탑이 강풍으로 쓰러졌는가 하면 청양군 대치면 주정리 도로변에 설치돼 있던 '제11회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 간판이 바람에 날아갔고, 청양군 읍내리 DM아파트 외벽 일부가 떨어지면서 승용차 2대가 파손되는 피해를 당했다.

◇농작물ㆍ가로수 피해 = 이번 태풍으로 당진 30그루를 비롯해 6개 시.군에서 가로수 100여그루의 뿌리가 뽑히고 가지가 부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 예산군의 사과와 천안시.아산시의 배, 논산시의 감 등 수확을 앞둔 도내 대표적인 과일도 이번 태풍으로 적지 않은 낙과피해를 본 것으로 충남도는 보고 있다.

천안의 경우 1천81농가가 1천31ha에 배를 재배하고 있으나 이번 태풍에 따른 낙과 등으로 작년 생산량 3만4천129t보다 10% 정도 감수가 예상되고 있다.

서산시 고북면 신정리에서는 유모씨의 딸기 비닐하우스 6개동이 강한 바람에 파손되고 논둑 150m가 유실되는 등 비닐하우스 수십여곳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도 재해대책상황실 관계자는 "일부 지역의 경우 정전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인터넷이 불통되면서 피해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피해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시.군을 상대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작물과 시설물 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휴업 = 태풍의 영향으로 충남 태안군 내 태안, 송남, 안면, 안중, 고남, 근흥, 모항 등 7개 초등학교와 안면, 근흥 등 2개 중학교가 2일 수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진에서는 성당초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이들 학교는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이유로 정전이 되고 학교시설 일부가 파손됐으며 바람이 심하게 불어 학생들의 등교가 어렵다고 판단, 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오전 9시 현재까지 통신이 두절된 학교가 많아 시설피해 등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고교는 휴업한 곳이 없어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수능 모의평가가 정상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일단 파악되고 있으나 이 역시 확실한 것은 아니며 일부 정전된 학교에서는 모의평가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지난 1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태안군에 66.5㎜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서산시 46㎜, 당진 45㎜, 천안 41㎜ 공주 34㎜, 보령 29.5㎜, 대전 24.5㎜ 등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 이은중 유의주 김준호 기자 sw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