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과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이 함께 만든 고전발레 '라이몬다'(사진)가 내달 25~30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한 · 러 수교 20주년 기념 기획 공연.러시아 무용수 4명이 내한하고 10월에 우리 무용수들이 볼쇼이발레단에서 '로미오와 줄리엣'(7~8일,볼쇼이극장)을 공연하는 교환 방식이다.

'라이몬다'는 1964~1995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낸 세계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83)의 버전이다. 원래는 러시아 황실발레단을 이끌며 러시아 발레 시대를 주도한 마리우스 프티파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걸작이다. 1898년 초연됐다. 주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와 공동 작업을 하며 자신의 발레 세계를 펼쳤던 프티파는 차이코프스키의 죽음 이후 새롭게 발굴한 음악 파트너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에게 관현악의 화려한 색채감과 낭만적인 선율미,웅장함이 넘치는 음악을 만들게 했다.

국내에서는 1995년 민간 발레단체인 서차영발레단(현 코리언발레씨어터)이 처음 공연했지만 프로 발레단의 전막 공연은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다.

내용은 13세기 십자군 전쟁에 출전한 헝가리 왕국의 기사 장 드 브리엔과 약혼녀 레이몬다,그녀에게 끌리는 사라센의 기사 압드라흐만의 사랑 얘기다. 프랑스 귀족의 조카인 라이몬다는 약혼자가 전쟁터로 떠난 후 꿈에서 두려운 기운을 느낀다. 백작부인이 연 축제에서 기사 압데라흐만은 라이몬다에게 반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으려 하지만 라이몬다가 거절하자 납치를 모의한다. 결정적인 순간,약혼자 장 드브리엔이 돌아오자 헝가리 왕 앤드류 2세는 두 사람의 결투를 제안한다. 마침내 장 드 브리엔의 승리로 갈등이 끝나면서 두 연인은 사랑을 이어간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프티파의 고전 발레 양식을 유지하면서도 볼쇼이발레단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마임을 줄여 춤에 집중하는 장엄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연 커플은 김주원 · 김현웅(25,29일),김지영 · 이동훈(28,30일),마리아 알라쉬 · 알렉산더 볼치코프(26일),안나 니쿨리나 · 아르템 아브차렌코(27일).5000~12만원.(02)580-1300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