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서 청자매병 2점 발굴…'꿀단지' 로도 사용 첫 확인
꿀단지로 사용됐던 청자매병(梅甁)이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의 고려시대 침몰선에서 발굴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마도 해역 수중발굴조사 결과 설명회를 갖고 "고려 침몰선 마도 2호선에서 꿀을 담았던 청자매병 2점을 비롯해 각종 도자기,곡물,목제품,대나무 제품,화물의 종류와 수신자 등을 기록한 목간 30여점 등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입구가 좁고 어깨는 넓으며 밑이 홀쭉하게 생긴 청자매병은 침몰선의 선수 우현부에서 2점이 아래위로 겹쳐진 채 발견됐으며 1점은 상감매병,다른 1점은 음각매병이다.

상감매병은 세로로 낸 굵은 골 6개로 참외모양의 몸통을 만들어 그 위에 마름꽃(菱花 · 능화) 모양의 틀을 지은 다음 그 안에 버드나무 · 갈대 · 대나무 · 모란 · 국화 · 닥꽃을 정교하게 상감했다. 꽃 위에는 나비를,아래에는 오리를 새겼다. 음각매병은 어깨에 구름문양,몸통에 연꽃문양을 정교하게 장식했으며 검푸른 색이 맑고 짙다. 두 매병 모두 높이는 39㎝이며 풍만한 어깨에서 굽까지 유려하고 당당한 S자형을 갖췄다.

국립해양연구소는 "매병의 제작기법과 형태가 정교할 뿐만 아니라 대나무 화물표인 죽간이 매달려 있어 이를 판독한 결과 매병의 고려시대 이름은 준(樽) 또는 성준(盛樽)이며,꿀을 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매병 주둥이 가까이에서 발견된 죽간 앞면에는 '중방도장교오문부(重房都將校吳文富)',뒷면에는 '택상정밀성준봉(宅上精蜜盛樽封)'이라고 쓴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 때 무인들의 최고의결기관인 개경의 중방 소속 하급 무관인 도장교 오문부라는 사람에게 올린 꿀단지라는 뜻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