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시', '달빛 길어올리기' 등 기대

칸 국제영화제(5.12-24)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한국 영화계는 지난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로 2001년, 2003년, 2006년, 2008년을 제외하고 경쟁부문 진출작을 배출해왔다.

2편 이상의 경쟁부문 진출작을 낸 건 '올드보이'(박찬욱 감독)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감독)가 동반진출한 2004년과 '밀양'(이창동 감독)과 '숨'(김기덕 감독)이 진출한 2007년 등 단 두 차례뿐이다.

6일 영화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발표되는 경쟁부문에 진출할 후보작으로 임상수 감독의 '하녀'와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하녀'는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이 출연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원작인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가 지난 2008년 칸 영화제 클래식 섹션에서 상영됐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프랑스에서 임상수 감독에 대한 인지도도 높다.

'하녀'의 제작사인 미로비전은 지난달 31일 칸 사무국에 영화 편집본을 보냈다.

이창동 감독의 '시'도 기대작이다.

이창동 감독은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밀양'을 연출한 데다가 작년에는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제작사 측은 지난달 19일께 편집본을 칸 사무국에 제출한 상황이다.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도 경쟁부문 후보작 중 하나다.

임 감독은 촬영 막바지 작업 중이며 오는 18일을 전후해 촬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칸 사무국은 작품 제출 마감 시한을 지난달 말까지로 공고했으나 데드라인마저 어겨가며 임 감독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이 영화의 이희원 프로듀서는 "칸 사무국에서 오는 20일까지 임시편집본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빨리 마무리하면 20일까지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준환 감독 등이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카멜리아'도 지난달 31일 편집본을 칸에 보냈으며 이준익 감독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도 3월 말에 편집본을 칸에 보냈다.

애초 경쟁부문 진출이 점쳐지던 김태용 감독의 '만추'는 일정을 맞추지 못해 칸 영화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한국 작품의 수준이 올라가고, 다양한 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가 알려지면서 한국 영화가 지난 2000년 이래로 칸에 꾸준히 초청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