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 현상이 벌어진 법정스님의 '무소유' 1993년판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110만5천원에 낙찰됐다.

26일 옥션(http://www.auction.co.kr)에 따르면 1993년 8월 발행된 '무소유' 증보판(39쇄) 중고책이 26일 오전 9시 50분 110만5천원에 낙찰됐다.

1993년 당시 시중가였던 1천500원보다 700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 책은 23일 오전 10시 1천500원으로 경매가 시작됐으며 26일 낙찰되기까지 23건이 입찰됐다.

오래된 흔적은 보이지만 상태는 양호하며, 법정스님 서명 등 특이한 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낙찰자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으로, 법정스님 책들을 연도별로 모으고 있어 이번 책 경매에 입찰했으며 낙찰가에 입금도 마쳤다.

낙찰자는 옥션을 통해 "법정스님의 열렬한 팬으로, 법정스님의 관련 서적들을 연도별로 구하고 있다"며 "소장가치를 판단해 과하지 않은 금액 범위에서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옥션에는 11일 법정스님 입적 이후 '무소유' 중고책이 하루 평균 10건씩 올라오고 있으며, 발행된 지 20년 이상 지난 책은 경매 시작가 10만∼30만원에 올라와도 비교적 빠르게 낙찰되고 있다.

22일에는 입찰가가 21억원까지 치솟은 사례도 있었으나 실제 구매 의사가 없는 허위 입찰로 판단한 옥션 측이 경매에서 내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옥션 관계자는 "'무소유' 중고책 경매의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허위 입찰로 판명되는 입찰자 아이디의 입찰을 제한하고 있다"며 "앞으로 법정스님 도서에 대해 최고 입찰가 상한선을 두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상사와 맑고향기롭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법정넷(http://www.beopjeong.net)은 24일 '무소유' 책 전문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법정넷 관리자는 24일 오후 글을 올려 "'무소유'를 읽고자 하는 분들의 전화가 많이 와 서비스했으나 이는 출판사와 협의된 것이 아니었다"며 "출판사 측에 죄송하다"고 밝혔다.

법정스님의 대표작인 '무소유'(1976)는 판과 쇄를 거듭하며 300만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로, 법정스님 입적 이후 출판사 범우사에서 추가 인쇄를 하지 않아 서점가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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