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오는 28일 일요법회에서 '정권 외압설'을 다시 한번 제기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들이 25일 속속 발표되면서 불교계 전체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불교시민단체ㆍ승가단체들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향해 공직사퇴 등을 요구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을 향해서는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봉은사 신도회는 직영사찰 전환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했고, 조계종 중앙종회와 원로회의는 직영사찰 전환은 합법적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불교시민단체ㆍ승가단체 10곳은 25일 오후 연석회의를 연 뒤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안상수 원내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의 거취를 거론한 자체는 불교종단의 자주성을 훼손한 망언"이라고 규탄하면서 안 원내대표의 모든 공직사퇴와 한나라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총무원장도 안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봉은사 직영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극한 대결로 몰려가고 있는 현재 상황에 깊이 우려한다.

무엇보다 평화로운 해결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총무원과 봉은사는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하며, 종단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해결노력을 벌여나가라"라고 촉구했다.

연석회의에는 실천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불교환경연대, 중앙신도회, 대한불교청년회, 청청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경제정의불교실천시민연합,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사단법인 보리, 불교인권위원회 등 10곳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면담했으며, 26일에는 한나라당을 항의방문할 예정이다.

봉은사 신도회도 25일 오후 봉은사 법왕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 추진된 봉은사 직영은 철회돼야 한다"며 "직영사찰을 강행할 경우 봉은사 25만 신도들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회는 아울러 "불교계의 분열과 내분을 조장하는 현 사태의 진상이 명백해진 만큼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사자들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봉은사 신도회 송진 회장은 강력 대응 방법은 차후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신도회 일부 의견 중에 시주 거부도 있었으나 우리가 공식적으로 정한 바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사회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은 중앙종회가 총무원의 종무 집행에 대해 합법적 절차를 통해 승인해 의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종회는 "중앙종회 의원들 스스로 판단해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의된 사안조차도 세간의 권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중앙종회의 권위와 중앙종회 의원들의 자주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밖에 조계종 원로스님들의 모임인 원로회의는 지난 24일 봉은사 직영 지정 문제를 "종헌 종법대로 여법하게 처리하라"고 당부하면서 "종단 내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임은진 기자 chaehe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