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 근무하는 박용근 부장(46)은 최근 2주마다 한 번씩 점심시간에 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 스파에 들러 등마사지를 받고 '스파 런치'(샌드위치,생과일주스)로 점심을 먹는다. 박 부장은 "사업계획 수립과 잦은 회식으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라며 "처음엔 남자가 호텔 스파를 이용하는 게 어색했지만 요즘에는 동료들에게 권유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호텔 스파나 숙박패키지를 찾는 40대 이상 남성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이에 호텔들도 스트레스 해소와 휴식을 강조한 패키지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서울 프라자호텔이 지난해 문을 연 '프라자스파클럽'은 고객의 60%가 남성이다. 이들은 30분짜리 스파와 점심을 주는 '30미닛츠 스파 익스프레스'(9만원,세금 별도)와 탈모방지 프로그램인 '안티 헤어 로스'(16만원,세금 별도)를 주로 이용한다.

W호텔이 지난달 선보인 '리브웰 스파 패키지'(35만원부터,이하 세금 · 봉사료 별도)도 남성 고객이 30~40%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40대다. 이 상품은 스파 마사지와 함께 코어요가,필라테스,줌바댄스 등 스트레칭과 요가 트레이닝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그랜드 힐튼호텔은 1시간짜리 숄더케어,풋마사지 등을 제공하는 '마이 릴랙세이션 패키지'(24만5000원)를,메이필드 호텔은 백자 호리병 마사지로 기혈 순환을 촉진시키는 '릴렉스&리프레시 스파 패키지'(25만9000원)를 각각 내놓았다.

아예 '게으름'을 주제로 한 패키지도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의 '위대한 휴식'(13만9000원)은 하루 묵으며 샌드위치를 먹고 영화 1편을 보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두 달간 800건 넘게 팔렸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