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일어나 가리,이니스프리로 가리,/거기 외 엮어 진흙 바른 오막집 짓고/아홉 이랑 콩을 심고,꿀벌통 하나 두고,/벌들 윙윙대는 숲속에 홀로 살으리//또 거기서 작은 평화를 누리리,평화는 천천히/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으로 떨어져내리는 것,/한밤은 희미하게 빛나고,정오는 자줏빛으로 타오르며,/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곳.'(<이니스프리 작은 섬>)

20세기의 위대한 영미 시인으로 꼽히는 W.B.예이츠는 <이니스프리 작은 섬>이라는 시로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그러나 그의 번역시집을 국내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예이츠에 대한) 연구서 몇 권과 학회저서 및 단편적인 해설과 시들 모임이 고작'인 현실에 놀란 민병문 헤럴드미디어 주필은 외서 《W.B.예이츠의 시 모음집》을 바탕으로 《멋쟁이 예이츠》(온북스 펴냄)를 출간했다.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예이츠의 시 30여편을 직접 번역해 영문시와 나란히 엮었다.

엮은이는 예이츠의 번역시와 원문마다 간단한 평을 덧붙였다. <이니스프리 작은 섬>은 "'이니스프리 섬'을 이상향 삼아 쓴 순간의 영감이 보석처럼 빛난다"고 평가했다.

글과 함께 어울리는 명화를 수록했다. 또 예이츠의 사진과 생애 및 작품세계에 대한 해설,연보를 수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엮은이는 "예이츠는 자아 인식과 내부에서의 상상력을 자연과 아름답게 접목시키려는 낭만파 시인"이라면서 "그의 시는 인간적이고 생활에 가까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