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부터 밤 사이 중부지방에 최고 10㎝의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또 들어맞지 않았다.

대설 예보에 따라 철야 비상근무에 들어갔던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은 폭설이 내리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눈발은 춘천 등 강원 영서지방을 시작으로 경기북부와 서울, 수원 등지에서 조금씩 날리다가 그쳤고 내린 눈은 영상의 날씨 속에 진눈깨비와 비까지 섞여 내리면서 쌓이지 않고 녹았다.

30일 오전 5시 현재까지 내린 눈의 양은 동두천 4.3㎝, 문산 3.7㎝, 춘천 3.4㎝, 철원 2.9㎝, 서울 2.4㎝, 인천 2.0㎝, 수원 1.0㎝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인천.경기도와 강원도 영서지방에 3∼10㎝의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날 예보와는 거리가 있는 양이다.

특히 이날 새벽 1시30분을 기해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인제.속초.고성.양양 산간 등에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다.

춘천이 전날 퇴근 무렵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면서 도심에서 일부 교통혼잡을 빚은 정도가 눈으로 인한 피해의 전부였다.

기상청은 예보했던 대로 눈이 내리지 않자 "30일 오전 3시께부터 눈이 다시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가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질 않아 눈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서울 등지의 예상 적설량을 애초 3∼10㎝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철야근무에 들어갔던 고양, 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자체 공무원들은 "폭설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기상청 예보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으로 왠지 속은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밤 사이 눈이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경기도 제2청과 10개 시.군에서는 직원 850여명이 밤샘 비상근무에 나섰다.

그러나 자정을 넘어서까지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도로 결빙 현상도 나타나지 않자 대부분 귀가했고 112명은 만일을 대비해 철야했다.

이들 지자체는 전날 오전과 오후 염화칼슘 80t과 소금 145t 등 제설제를 주요 국도와 간선도로 등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지점에 미리 뿌리기도 했다.

철야 비상근무한 경기도 제2청 배흥수 재난민방위담당 사무관은 "기상청 예보처럼 폭설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지만 허탈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종합연합뉴스) 박기성 김도윤 기자 jeansap@yna.co.krk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