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이 성골이 아니라서 못한 것이 아니다. 미실은 왕이 될 능력은 있으나 꿈을 꾸지 않아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오로지 꿈꾸는 자만이 방법을 찾아낸다. '

사극 '선덕여왕'에 나오는 덕만의 대사다. 여성 최초의 서울 구청장인 김영순 송파구청장이 《최초는 짧고 최고는 길다》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도 '꿈'이다. 그는 30년 동안 비정부기구(NGO)와 대학 · 정계 · 중앙부처 등의 리더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꿈꾸는 자만이 준비할 수 있고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미래의 알파우먼'들에게 희망을 북돋운다.

'최초''최연소''유일'이라는 타이틀을 많이 달아온 그는 '최초'보다 '최고','1호'보다는 '1인자','유일'보다는 '롱런'이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왔다고 고백한다. 그렇지만 그가 '롱런하는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건 최고를 향한 꿈과 열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꿈을 세운 다음에는 소걸음 법칙으로 목표를 달성하라"고 말한다. 무슨 일이든 요령보다는 뚝심,잔재주보다는 성실함으로 승부하라는 것.또 지나친 신중함으로 때를 놓치지 말며 '두말 말고 두 잇(Do it)'하는 자세로 추진력에 불을 붙이라고 조언한다.

"3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사람이 '되는 이유'보다 '안 되는 이유'를 찾아내는 데 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안 되는 이유를 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중요한 것은 '그냥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게 아니라 '그럼으로써 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안 되는 이유를 분석함으로써 되는 이유를 찾고,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집중하여 매달리는 태도가 필요하다. '진짜 신중함'과 뒤로 물러설 근거를 찾는 '가짜 신중함'은 하늘과 땅,명품과 짝퉁만큼이나 다르다. "

그는 특히 "여자라서 망설이거나 포기해 버리는 순간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로 밀려난다"면서 '여자 동료'가 아닌 '동료','여직원'이 아닌 '직원'으로 승부하기 위해 경험과 역량을 키우도록 '두 배 더 과감히,두 배 더 용감하게' 일하라고 역설한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 가사의 '10점 만점에 10점'이 아니라 100점을 따겠다는 자세를 가지면 어느 순간 20점,50점으로 급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수다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생산적인 수다를 만들려면 세상과 일을 향한 관심의 더듬이,즉 열정의 안테나를 100% 가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될성부른 소재를 적절히 던지고 무한한 상상이 펼쳐지도록 판을 펼쳐 거기에서 쏟아져 나온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다듬어내는 일.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전략적 수다로 브레인스토밍하는 힘'이다.

이 밖에 '리더(reader)에서 리더(leader) 난다,우선 달래고 그 다음에 이끌어라,꾸준함이 머리좋음을 이긴다' 등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세운 성공 노하우도 솔깃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