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의 새 성전(聖殿 · 교회) 건축계획이 개신교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건축 및 자금조달 계획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최근 "대법원 맞은편의 서초동 1541번지 7533㎡에 12~13층 높이의 '사랑 글로벌 미니스트리 센터(Sarang Global Ministry Center)를 2012년 10월까지 짓겠다"고 밝혔다. 서초4동 1310에 있는 현재 교회 건물은 팔지 않고 강남지역 선교 거점으로 활용키로 했다.

현재 교회에서 1.8㎞쯤 떨어진 새 성전 건설예정지는 지하철 2호선 서초역 3,4번 출구 앞에 있는 노른자위 땅으로 대림산업으로부터 1174억원에 사들였다. 땅값은 600억원의 은행 차입금 등으로 해결했다.

새 성전에는 6000석 규모의 지하 예배당을 비롯해 체육관과 카페,레스토랑,콘서트 홀,결혼 채플,광장,120여개의 소그룹 룸 등이 들어설 예정.교회 측은 새 성전을 예배와 제자훈련의 장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섬기는 열린 공간이자 세계 기독교와 소통하는 중심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건축비는 900억원 정도로 전액 건축헌금으로 충당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15일과 22일 주일예배 때 새 성전 건축헌금을 약정받은 결과 1300억원이 약정됐다고 교회 측은 밝혔다. 봉헌된 약정서는 1만4259장으로 전체 세대의 95%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설명이다. 사랑의교회 신자는 어린이를 포함해 4만5000여명이며 건축헌금은 세대별로 하는 것이 통례다.

사랑의교회가 이 같은 건축계획을 발표하자 개신교계는 "역시 사랑의교회"라는 감탄과 "사랑의교회마저…"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감탄은 강남 요지에 이 같은 규모의 땅을 산 데다 예상 건축비를 훨씬 웃도는 헌금이 일거에 약정됐기 때문이다.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사랑의교회가 개신교계에서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이다. 사랑의교회는 옥한흠 원로목사가 조기은퇴하면서 제자인 오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준 데다 사회 봉사에도 앞장서 대형 교회로서는 이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적잖은 교계 인사들은 사랑의교회가 땅값과 건축비를 선교와 나눔,봉사에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옥한흠 목사는 지난달 15일 설교를 통해 "교회가 너무 빨리 성장하니까 (건물이) 감당을 못한다. 교회는 엄청난데 시설은 너무나 열악하다"며 "훌륭한 인프라(건물)를 먼저 갖춘 뒤 이를 바탕으로 축적된 힘을 사회와 가난한 자,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