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청사가 들어설 태평로 1가 31 일대 서울시청 북편에서 보물급으로 추정되는 임진왜란 이전의 무기류가 무더기로 출토됐다. 특히 대포의 일종인 불랑기자포(佛狼機子砲)를 비롯해 다수의 승자총통 등 철제 화약무기가 다량으로 출토돼 이곳이 조선시대에 각종 무기류를 만들던 관청인 군기시(軍器寺) 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은 지난 6월부터 신청사 부지 5919㎡를 발굴 조사한 결과 조선시대 건물지 21동과 우물 2기 등 각종 유구 44기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15세기 이래 사용한 조선시대 건물지에서 '嘉靖癸亥(가정계해) 地筒重七十五斤八兩(지통중75근8냥) 匠金石年(장김석년)'이라는 명문이 있는 불랑기자포와 승자총통 다수,화살촉이 두드러지게 큰 장군전촉과 장군전 날개,철환,철촉 등이 대량 출토됐다. 이들 무기는 민가에서는 소장할 수 없는 것이어서 군기시 건물의 외곽 부속건물로 추정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특히 불랑기자포는 출토지가 확실한 최초의 유물로 명문을 통해 제작연대가 1563년(명종 18)이며,무게는 75근8량,제작자는 김석년임을 알 수 있어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굴된 불랑기자포는 육군박물관이 소장한 불랑기자포 3점(보물 제861호)과 제작연대가 똑같아 주목된다.

한편 문화재위원회는 서울시 신청사 예정지와 청진지구 등 대규모 개발 현장에서 조선시대 유적 · 유물이 잇달아 쏟아짐에 따라 4대문 내 개발계획의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해 주목된다.

문화재원회 매장문화재분과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고 국보급 조선백자가 출토된 청진 1지구의 공사 보류와 청진지구 전체의 보존 여부를 논의할 별도의 위원회 구성을 문화재청에 권고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