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한영진씨(52)의 개인전이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관훈동 더케이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동안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활동한 한씨는 신추상표현주의 화풍에 동참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소통 문제를 색면 회화로 표현해 온 작가다.

국내 첫 작품전의 주제는 '미학의 심연'(사진).자연 속 깊이 가라앉아 있는 '침전물'을 밖으로 분출하는 과정을 선과 다양한 색면으로 구성한 근작 30여점을 건다.

한씨는 초기에는 마음 속에 자리잡은 '자연의 속살'에 역점을 두면서 형태와 여백 간의 균형을 모색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검은 필체로 자연의 움직임을 '기호'로 축조해 나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화단에 새롭게 부각된 '색의 건축'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의 작품은 젊은 시절 경험한 동양적 관조 사상을 마치 음악처럼 풀어내 선율적이고 서정적이다. 일체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자유자재의 경지에서 형이상학적인 미감을 빚어낸다.

한씨는 "내 작품은 정신적 긴장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자연의 첨예한 순간들을 잡아내기 때문에 정신이나 지성의 사색이 아니라 자연이 지닌 몸짓 그 자체로 보면 된다"며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스토리를 화면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02)764-1389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